선종구 회장은 '비리백화점'?.."5천억원대 부당이득"

입력 : 2012-04-16 오후 4:57:39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16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가 불구속기소한 선종구 하이마트(071840) 회장(65)의 공소장을 보면, 횡령과 배임은 물론, 조세포탈과 국부유출 등 온갖 종류의 불법을 통해 5천억원대의 부를 축적한 것으로 돼 있어 충격을 준다.
 
선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총 여섯 가지다. 
 
우선 선 회장은 2005년 4월 하이마트 1차 M&A 과정에서 인수기업인 사모펀드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AEP)가 인수자금을 대출받을 때 하이마트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손해를 끼치는 등 총 3011억원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08년 2월 2차 M&A 과정에서도 회장의 지위를 이용해 경쟁업체보다 입찰가격을 2천억원 낮게 제시한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 대가로 현금 400억원과 하이마트 주식 40%을 액면가로 취득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해 불법으로 이익을 취득한 혐의(배임수재)도 받고 있다.
 
선 회장은 이와 함께 2008년 1월 하이마트 1차 M&A 과정에서, AEP와 체결한 이면 약정에 따라 취득한 지분 13.7%를 하이마트를 100% 지배하고 있는 외국계회사에게 빼돌렸다가 배당금으로 다시 돌려받으면서 이 금액 2058억원 중 1509억원을 자녀들에게 불법 증여해 증여세 745억원5천만원을 포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미국 LA 베버리힐스에 있는 고급 주택을 아들에게 사주는 등 증여세 15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당국에 신고 없이 31억원 상당의 외화를 불법 송금한 혐의도 있다.
 
뿐만 아니라 회사 운영과정에서 총 182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드러났다. 2008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이사회 결의 없이 자신의 연봉을 48억원 증액해 총 177억원을 횡령했으며, 아들을 하이마트에 허위로 취업시킨 뒤 연봉을 횡령하고 아무런 가치가 없는 딸의 그림을 회사자금으로 5천만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선 회장은 광고대행사로부터 광고수주 청탁 대가로 83억여원을 받고 하청업체 대표로부터 동생과 사돈의 급여, 딸의 벤츠 승용차 리스료, 딸과 동생의 법인카드 사용대금 명목으로 13억여원을 받는 등 총 107억여원의 금품을 납품업체 등으로부터 받은 혐의와 함께,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춘천에 건설 중인 골프장 인근 토지 12필지를 시가 6억5천만원에 매입해 명의신탁 함으로써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 공소사실>

선 회장과 함께 불구속 기소된 유 회장은 하이마트 2차 M&A과정에서 선 회장으로부터 우선 낙찰자로 선정되게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현금 400억원 등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며, 김 부사장은 하청업체로부터 납품청탁 대가로 14억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검 중수부 관계자는 "이번 비리로 선 회장이 취득한 이익은 총 4천억~5천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특히 선 회장은 외국계 펀드를 끌어들여 하이마트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1조7천억원대의 국부를 유출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하이마트의 M&A과정을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인수하는 방식인 '담보형 LBO(leveraged buy out)'로 판단, 기업에 위험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선 회장에게 배임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LBO 방식은 선진국의 M&A 사례에서 적지않게 사용되는 M&A 방식이고, 국내에는 이와 관련된 규정이 없어 향후 재판과정에서 이를 두고 치열한 법리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선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배임)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조세포탈)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57)을 배임증재로 불구속 기소하고, 김효주 하이마트 부사장(53)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선 회장으로부터 고급주택과 지분 등을 불법 증여받은 자녀들은 기소유예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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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