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유로존 재정위기의 진원지가 된 스페인이 중장기 국고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지만 시장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 증시가 하락한데 이어 20일 코스피지수도 전날대비 1.26% 급락하며 불안한 시장의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시장에서는 스페인을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는 남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쉽사리 해소되기 어렵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 19일(현지시각) 만기 2년과 만기 10년 국채 25억4000만 유로를 예정대로 발행했다. 14억유로가 발행된 10년물 평균금리가 5.743%로 거래돼 심리적 마지노선인 6%까지 오르지는 않았지만 위기 우려를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스페인에 이어 프랑스도 같은날 105억유로 규모의 5년만기 국채를 발행했지만 금리가 종전보다 0.05%포인트 오른 1.83%로 매각됐다.
김세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페인 장기국채 입찰에서 목표액인 25억유로를 소폭 웃돌았지만 입찰 후 유통금리가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며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도 500bp를 상회하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쉽게 해소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스페인은 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 뿐만아니라 고용과 주택경기의 장기침체로 은행권의 부실화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스페인의 잠재적 리스크가 향후 시장에 추가로 반영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스페인은 은행 대출과 가계부채 문제 등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있어 문제가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김동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페인이 당면한 재정적자 문제는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은행대출 위축을 비롯, 주택가격 하락과 가계부채의 디레버리징, 저축은행 부실화 등 은행산업의 구조적 문제가 결부돼 긴축만으로는 쉽사리 해결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는 재정수지 적자 목표 충족을 위해 긴축을 강조하기보다는 독일 등을 중심으로 정책 초점이 성장으로 전환됐다는 확신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유로존 위기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배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유럽구제금융기금(ESM)의 조기가동이 예정돼 있는 7월 직전에야 스페인에 대한 지원안 합의와 재정위기 추가확산 방지를 위한 안정망 확보가 구체화될 것"이라며 "당분간 경계감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