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과도한 마케팅이 여전해 '뺏고 뺏기는' 불법 영업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경품경쟁이 도를 넘겨 가입자 빼앗기가 속출하는 등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 가입자 '뺏고 뺏는' 마케팅 과열 여전
초고속 인터넷시장은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지속적으로 과도한 경품을 지급해 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올 2월부터 3월15일까지 1만6000원짜리 대학가 특판을 판매했다가 중단한 바 있다.
경쟁사는 "약관에도 없는 요금제를 판매해서 마케팅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SK브로드밴드는 관계자는 "일부 유통망에서 문제가 있는 요금제를 판매해 제재를 통해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소셜커머스를 통한 이벤트를 통해 할인된 요금으로 상품을 판매중이다.
SK브로드밴드 측은 약관이 위배되거나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다만 상품이 판매되는 유통망에 적정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지키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경쟁사 관계자는 "경쟁사의 항의로 곧 중단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시행중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 마케팅비 줄여 가격인하?..시장반응 미미
LG유플러스는 지난 1월부터 마케팅 비용을 줄여 1만9000원에 상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저렴한 요금제로 상품을 내놔도 경쟁사의 마케팅 과열 때문에 전체 시장 점유율은 줄어들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경쟁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LG유플러스에서 마케팅비를 최소화 해 요금제로 경쟁하자고 했지만 시장에서 가격의 소비자 민감도는 많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초고속 인터넷을 IPTV등 결합상품과 묶어 파는 등의 할인 혜택이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가 마케팅 비용을 덜 쓰고 그 대신 가격을 줄여도 고객 유인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통신시장에서 1위인 KT를 제외하고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마케팅비로 경쟁하다가 최근 LG유플러스가 저가로 선회했다"며 "반대급부적으로 SK브로드밴드는 시장 장악을 위해 더욱 마케팅비 투자에 집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마케팅비를 줄여 LTE에 집중하는 것 뿐"이라며 "방통위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마케팅 정책을 쓰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측은 "SK브로드밴드가 경품 수준을 대폭 낮춘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가입 채널 등을 변경해 편법적으로 경쟁사 가입자를 뺏고 있다"고 말했다.
◇ 방통위, 시장 조사 결과 내달 발표 예정
방통위는 지난 연말부터 초고속 인터넷 업체들이 가입자 유치과정에서 과도한 경품을 지급하는지에 대한 시장 조사를 벌여왔다.
방통위는 시장조사를 끝내고 분석 중으로, 내달 초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해 조사 때보다 불법 마케팅 수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현재 보조금 기준에 벗어나지 않는 마케팅이라면 문제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마케팅 비용이 아닌 사업자끼리 이용요금과 품질경쟁으로 고객을 끌어모으도록 유도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벌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요금 경쟁으로 클린 마케팅을 벌이려 해도 모든 사업자가 이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방통위가 강한 조치를 취해야 시장 과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