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국민과 대통령께 죄송하다."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의혹과 관련해 수억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이 조사를 마친 뒤 이같이 말했다.
25일 오전 10시40분쯤 대검찰청에 출석한 최 전 위원장은 14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뒤 26일 오전 1시20분쯤 귀가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최 전 위원장은 취재진과 만나 비교적 담담한 어투로 조사 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고 모든 사항에 대해 소명했다"며 "심려를 끼쳐 국민 여러분은 물론, 대통령에게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한 뒤 검찰청사를 떠났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이날 최 전 위원장을 상대로 고향 후배인 브로커 이동율씨(구속)를 통해 시행사인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로부터 돈을 받은 경위와 규모, 대가성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특히 브로커 이씨를 통해 받은 돈의 용처에 대해 강도 높게 조사했다. 앞서 최 전 위원장은 지난 23일 이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면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경선과 관련한 여론조사비용 등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가 번복한 바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최 전 위원장이 이 전 대표로부터 2010년 10월 수사무마와 인허가 청탁 등을 받고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 중이던 권재진 법무부장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근무했던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에게 청탁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이에 대해 최 전 위원장은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인허가에 대한 대가성 등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최 전 위원장에 대한 상당한 증거를 확보한 상태로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이날 최 전 위원장에 대한 수사가 종료된 뒤 "준비했던 조사에 대해서는 일응 조사를 다 마쳤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조사 결과를 토대로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을 적용, 이르면 이번주 중 최 전 위원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