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깐깐한 사후서비스로 한국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던 고집불통 애플의 콧대가 꺾였다.
지난해 아이폰에 대해 품질보증기준(A/S)을 강화한데 이어 올해 4월부터 아이패드와 맥북(일반PC 제외) 등 전체 소형전자제품에 대해서도 국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맞춰 A/S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애플사가 소비자분쟁해결기준보다 불리한 A/S기준을 제품포장용기에 구체적으로 표시하도록 의무화 한 공정위의 고시개정(4월1일)에 맞춰 국내 A/S기준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아이패드·맥북 등 결함 발견시 새 제품 교환·환급
우선 아이패드, 아이팟, 맥북 등 미국 애플사의 소형전자제품을 산 뒤 한날 내에 하자가 발견되면 새 제품으로 무상 교환 혹은 환불이 가능해진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단일 A/S 방식을 고수해왔던 애플사의 품질보증기준보다 한층 강화한 것으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유리한 수준의 A/S 기준을 적용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공정위의 약관시정 권고에 따라 아이폰에 한정해 A/S 기준을 소비자분쟁해결기준으로 변경했으며 이번에는 아이패드, 아이팟, 맥북(일반PC 제외)으로 확대했다.
애플의 변경된 A/S기준은 A/S 방법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도록 하고, 구입 후 최대 1개월까지는 신제품으로 교환이나 환급이 가능토록 명시했다.
특히 한 달 이후에도 하자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애플사의 귀책이 확인될 경우 신제품으로 교환하거나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 동안 애플은 사실상 중고제품인 리퍼제품으로 교환만 해줬고, 무상수리·교환·환불 등의 A/S방식을 소비자가 아닌 애플이 선택해 왔다.
김정기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애플사의 이번 조치는 국내 소비자보호를 위한 의미 있는 노력"이라며 "다른 사업자들도 개정된 중요정보고시를 잘 이행하고 있는지 조만간 실태점검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실태점검 결과 위반사업자에게는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키로 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애플의 A/S 변경 기준..소비자들은 몰랐다
애플의 소형가전 전제품으로 변경된 A/S 기준은 공정위의 중요정보고시 개정내용에 따라 지난달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한 달 이상 관련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어 애플이 한 달 이상 소비자들에겐 '쉬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중요정보고시 시행으로 기존 A/S 기준을 제품 포장 용기에 의무적으로 표시하든지 아니면 A/S기준을 소비자분쟁해결기준으로 변경해야 한다"며 "애플은 기존 A/S 기준을 한국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선택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단일 A/S 정책을 고수하는 애플 입장에선 별도 기준을 마련해 적용한다는 사실이 부담이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정위의 발표 시점이 늦어진 것에 대해서도 "지난달 중순쯤 애플의 A/S 기준 변경 사실을 알았지만 애플 본사 측의 사실 확인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A/S 기준 변경과 같은 서비스 홍보를 따로 알리는 일은 없다"며 "자랑할 거리가 아니다"며 발끈했다.
한편, 지난달 1일 개정·시행된 중요정보고시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보다 불리한 A/S 기준을 채택한 소형전자제품의 경우, 그 내용을 제품포장용기 외부에 구체적으로 표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