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영업정지 저축은행에 대한 검찰 수사의 칼끝이 현 정부의 권력실세를 정조준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가 진행될수록 저축은행들의 부실대출과 비자금 조성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정관계 로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은 10일 솔로몬저축은행 지점 1곳과 한국저축은행 대주주가 설립한 SPC(특수목적법인) 1곳 등을 압수수색했다.
솔로몬저축은행의 임석 회장(50)은 저축은행 M&A의 귀재로 불릴 만큼 여러 저축은행들을 흡수해 빠르게 은행규모를 키워 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래저축은행과 불법으로 교차증자를 한 정황이 포착돼 수사를 받고 있다.
임 회장은 또 외국 선적의 선박을 사들이며 실제 가격보다 부풀려 장부에 기록하는 수법으로 100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임 회장이 이 비자금을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임 회장이 자신과 함께 소망교회에 다니는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이 의원이 뒤를 봐주고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서 공공연히 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이상득 의원도 수사 대상이냐'는 질문에 "한발짝 앞서 가는 질문이다. 우리는 뚜벅뚜벅 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수사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미래저축은행의 경우 저축은행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지적됐다.
검찰 관계자는 "저축은행 자체가 오너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구조로, 김찬경 회장이 은행장을 겸하고 있어 비리가 더 쉬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래저축은행측 직원들을 계속 불러 조사하고 있고, 협조가 잘 되고 있다"며 "(김 회장의)횡령액수가 확인할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합수단은 이번 영업정지 건과는 별도로 대한전선에 불법대출을 한 혐의로 조사가 진행 중인 한국저축은행의 비리 사건도 이첩 받아 같이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금조2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지난 6일 영업정지 저축은행이 발표된 지 4일째인 10일 현재 이번 사건으로 사법처리를 받은 사람은 1000억원대 배임과 400억원대 횡령으로 구속된 김찬경 회장을 비롯해 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