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설마가 사람을 잡았다. 경악이라는 표현도 모자르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당권파가 보인 상식 이하의 작태로 최악의 폭력사태가 벌어진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얘기다.
통합진보당은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비례경선 부정 사태의 수습책을 마련키 위해 중앙위원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회의는 물리력도 감수한 당권파의 거센 반발로 파행에 파행을 거듭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중앙위는 ▲강령개정안 ▲당헌개정안 ▲당 혁신 결의안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진도를 전혀 나가지 못했다.
당권파가 중앙위원 가운데 불법으로 직위를 변경한 이들이 있다고 끝없이 필리버스터와 물리적 난동을 벌인 탓이다.
사무부총장이 "진보통합 당시 각 주체간 비율에 따라 중앙위원이 구성됐으며, 선임과 관련해서도 각 주체들에 의해 결정되게 했었다"고 해명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당권파 중앙위원과 참관인 자격의 당원들은 "불법 중앙위 해산하라"는 구호와 함께 단상 점거를 시도했다.
하지만 진행요원의 저지로 몇차례 좌절된 당권파의 단상 점거는 심상정 공동대표가 강령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하자 기어코 단상을 점거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책상은 넘어졌고 유시민 공동대표는 심상정 공동대표를 구하기 위해 그를 덮쳤다. 조준호 공동대표는 상당히 구타를 당하고 말았다.
쇄신파 당원들이 뛰어나와 공동대표단을 구출(?)했다. 대표단은 조 대표와 유 대표가 구타를 당했지만 현재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진상조사위원장의 '악역'을 맡은 조 대표는 심한 구타로 옷이 찢어지고 탈진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비극적 상황에도 당권파 당원 및 중앙위원들은 공동대표단이 떠난 단상 밑에 모여 "불법 중앙위 해산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세등등한 모습이었다. 주변의 탄식이 쏟아졌다.
이들은 30여분 가량을 조직적으로 구호를 외차다가 지쳤는지 오후 10시 35분 현재는 입을 닫았다. 쇄신파 당원 한 사람이 "계속해! 계속해!"라고 비꼬았지만 아랑곳 않고 단상 밑에 앉아서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러자 이 상황을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는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당권파를 향해 "불닭 두 마리 계산하라! 닭값 줘서 보냈으면 좋겠네요"라고 트위터에 일갈하기도 했다.
한편 쇄신파측은 이런 비극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앙위에서 수습책을 반드시 처리한다는 각오로 보인다. 중앙위는 13일 오전 9시까지 연기가 가능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