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17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오랜만에 일제히 붉게 물들었다. 다만 홍콩 증시는 유럽 증시가 부진한 출발을 했다는 소식에 장 막판 하락 반전했다.
그리스의 정치적 불안감이 여전히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지만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타난 일본의 경제성장률과 본격적으로 내수 확대에 불을 당기려는 중국의 움직임에 힘 입어 지수는 상승곡선을 그렸다.
여기에 미국 경기 회복세가 생각만큼 나타나지 않을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추가 양적완화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 역시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토다 코지 레소나뱅크 수석펀드매니저는 "유럽의 정치적 불안정에 신경을 쓰다 보니 아시아 시장이 경제력에 비해 저평가 됐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며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미 연준이 움직일 거란 신호도 투자자들의 공황상태를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
◇ 日증시, GDP 성적 호조..'폴짝'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전일보다 75.42엔(0.86%) 오른 8876.5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일본 증시는 예상보다 좋게 나타난 경제성장률과 유럽 위기감 사이에서 방황하다 장 후반 상승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 1분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같은기간보다 4.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사전 전망치인 3.5% 증가를 상회하는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전망치인 0.9%보다 높은 1.0%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유럽 리스크가 다시 고조된 영향으로 2분기 성장률은 2.2%로 제시됐다.
이토 다카시 노무라증권 투자전략가는 "연이은 악재로 맥없이 무너지던 시장이 일본과 미국의 경제지표에 안도감을 표하고 있다"며 "또 다른 부정적인 소식이 들려오기 전까지는 매도세가 주춤할 것"으로 진단했다.
노무라홀딩스가 5.58% 뛰며 이날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2.59%),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내셜(2.18%), 미쓰비시UFJ파이낸셜(2.03%) 등 일본 3대은행 역시 일제히 올랐다.
JFE홀딩스(5.47%), 신일본제철(3.91%) 등 철강주의 흐름도 매우 우수했다.
소니(3.85%), 파나소닉(3.48%), 닛산자동차(3.32%), 혼다자동차(2.31%) 등 주요 수출주도 높은 상승세 나타냈다.
일본 내 TV생산을 중단하고 생산기지를 중국, 인도네시아 등지로 옮기겠다고 밝힌 도시바 역시 5.57% 급등했다.
반면 일본의 신용평가사인 R&I가 일본 전력업체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한 탓에 도쿄전력(-2.94%), 간사이전력(-0.74%) 등 전력주가 내렸다.
소프트뱅크(-0.21%), KDDI(-0.41%), NTT도코모(-0.70%) 등 통신주와 다케다약품공업(-1.64%), 아스텔라스제약(-2.67%) 등 제약주는 약세였다.
◇ 中증시, 소비확대 불 지피나..'점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대비 32.69포인트(1.39%) 상승한 2378.89를 기록하며 4거래일동안 이어지던 하락행진을 마감했다.
전일 원자바오 총리가 주재한 국무원 회의에서 앞으로 1년간 절전형 가전제품 구매에 총 265억위안(약 4조80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정책이 통과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정책의 영향으로 가전제품 매출이 3000억위안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소식에 하이얼(0.66%), TCL(0.92%), 메이링(5.11%) 등 가전제품 제조기업과 쑤닝(1.65%) 등 전문유통업체가 모두 상승했다.
가전 제품 이외에 친환경 자동차 구매에도 60억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상하이자동차(2.25%), 강회자동차(1.49%) 등 자동차주 흐름 역시 양호했다.
이날 천진항구와 중원항운이 각각 4.59%, 3.62%의 높은 오름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강서구리(1.84%), 유주석탄채광(1.53%) 등 광산주와 보산철강(0.63%), 우한철강(1.42%), 북경수도철강 등 철강주 역시 강세였다.
공상은행(0.93%), 초상은행(1.03%), 건설은행(0.66%) 등 은행주와 차이나반케(0.81%), 폴리부동산그룹 등 부동산주도 상승 행렬에 동참했다.
◇ 대만, 저가매수세 유입 '상승'·홍콩, 유럽 우려에 하락 '반전'
대만 가권지수는 전날대비 122.20포인트(1.69%) 오른 7356.77로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2.78%), 고무(2.13%), 금융(2.05%) 등 대부분이 상승 흐름 보였다.
혼하이정밀(3.50%), 폭스콘(5.68%) 등 대표적인 파운드리 기업이 크게 올랐다.
홍콩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4시18분 현재 전일대비 76.93포인트(0.40%) 내린 1만9182.90으로 장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내수확대 정책이 호재가 됐지만 유럽 증시 개장 이후 힘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의 소비 촉진정책 영향으로 홍콩에서도 관련 기업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궈메이가 3.25% 오르고 있다.
시누크(0.99%), 시노펙(-1.89%) 등 정유주 흐름 엇갈리고 있으며 공상은행(-0.85%), 건설은행(-0.75%) 등 은행주는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