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자신의 언론담당 창구인 대변인에 참여정부 춘추관장을 지낸 유민영 한림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를 임명했다.
오는 30일 부산대에서 강연을 하는 안 교수가 1주일 남겨둔 상황에서 대변인 임명을 발표한 것은 정치적으로 많은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일단 유 교수가 고 김근태 의장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지만, 참여정부 내내 언론을 담당하는 업무를 맡으며 문재인 당선자와 긴밀한 관계를 가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 당선자는 총선이 끝난 후 '공동정부론'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논란이 되면서 '단일화'를 의미한다고 정확하게 교정하기는 했지만, 본질적으로 안 교수가 범야권 후보의 하나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물론 안 교수 본인의 결정이 남아 있지만, 안 교수가 자신이 설립한 재단 이사장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가까운 박영숙 전 의원을 선임한 것이나, 자신의 의중을 대변하는 인사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근태 전 의장과 가까운 유 교수를 영입한 것으로 보면 야권과 함께 하겠다는 의중으로 해석된다.
특히 유 교수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캠프에서 홍보전략에서 역할을 맡았고, 이후 4.11총선에서는 문 당선자를 비롯한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의 홍보전략 수립에 참여했다.
유 교수는 또 안 교수와 친분이 두터운 박경철 안동신세기병원장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두 사람의 만남에 가교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문 당선자가 제안한 '공동정부론'에 대해 안 교수가 화답하는 성격이 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결국 현재까지의 상황을 정리해보면 안 교수는 김대중, 노무현, 김근태, 박원순 등 야권 전체를 아우르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