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연씨 수사재개' 중수부, 불똥 튈라 '조심조심'

경연희씨 3번째 소환조사.."수사 중계 오해 가능성" 함구

입력 : 2012-05-30 오후 3:33:4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37)가 미국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거액을 송금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가 수사진행 상황과 관련해 언론과의 접촉을 차단하는 등 이례적으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정연씨가 구입했다는 주택의 원 소유주 경연희(43)씨가 지난 27일 입국한 뒤 28일과 29일에 이어 30일에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경씨를 상대로 정연씨로부터 주택구입 잔금으로 100만달러를 불법 송금 받았는지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경씨의 입국과 소환조사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후 수사 상황은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
 
수사가 총선 후 19대 국회 개원 직전에 재개된 데다 대선까지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각각 해석할 수 있는 점에서, 수사 내용을 중계한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수사 상황에 대해 설명해줄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수사 참여 인력들도 수사 상황에 대한 각별한 입단속을 지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경씨를 필요할 경우 언제든 다시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으로, 이번 사건의 수사가 정연씨의 소환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그럴 경우 중수부가 다시 한번 정치적 격랑의 중심에 서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연씨가 2009년 1월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뉴욕 허드슨클럽에 있는 빌라를 매입하기 위해 잔금 100만달러를 경씨에게 지급하는 과정에서 현금 13억원을 환치기 수법으로 경씨에게 송금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미국시민권자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경씨는 그러나 지난 3월 미국 현지에서 한 언론인터뷰에서 지인들을 통해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2008년 12월 이후 노씨와 전화통화는 물론 어떠한 연락도 주고받은 적이 없다"며 "노씨에게 100만 달러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왜 나왔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