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최근 주춤하던 햇살론이 금융당국의 노력으로 다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햇살론은 구조조정 이후 새로운 수익원이 없어 고민하고 있던 저축은행에게 틈새 수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상호금융회사 및 저축은행에서 월평균 햇살론 취급 규모가 소폭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햇살론 취급 규모는 지난해 월평균 350억원대였지만 올해초부터 400억원대로 소폭 늘어났다.
현재 누적 햇살론 지원 실적은 지난해 말 1조8000억원에서 올 5월말 2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해 많이 늘었던 실적이 꾸준히 줄어들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는 일정부분 실적을 유지했고 올해 초부터는 햇살론 취급 규모가 조금 늘어나는 추세”라며 “최근 금융당국에서 제도개선과 홍보 등의 영향으로 소폭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2월부터 햇살론 대환대출의 보증비율을 85%에서 95%로 확대했으며 보증기관의 보증심사 영역을 넓혀 햇살론 취급기관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3월에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1박2일 동안 직접 전국을 돌며 서민금융 현장점검을 하면서 적극적인 홍보를 하겠다는 방향도 발표했다.
4월에는 정부의 불법사금융 척결대책에 따라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를 운영하기도 했다. 5월에는 햇살론 대출 자격을 소득증빙이 어려운 사람의 경우 다른 방법과 서민금융 연체가 6개월에서 3개월로 낮아지는 등 서민금융지원요건도 완화했다.
일부에서는 햇살론을 안정적인 수익모델로 만들어가는 금융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햇살론 확대의 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취급기관이 힘들어질수록 꺼릴 수 있는 상품이지만 심사시스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모델로 만들어 갈 수 있다”며 “정부도 이 같은 취지로 서민금융상품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우 햇살론에 대한 자체적인 대출전산시스템을 만들고 채권 회수 전담인력을 별도로 둬 수익형 모델로 발전시키고 있다.
실제로 5월말 저축은행 전체 햇살론 취급액 1900억원 가운데 한국투자저축은행이 500억원대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햇살론을 취급하고 있는 상호금융회사를 포함해 단일 금융회사로는 가장 많은 취급고 규모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햇살론을 취급하기 위해서 초창기부터 광고 등을 통해 노출을 많이 시켰으며 내부적으로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해 신청자가 손쉽게 빨리 나갈 수 있게 절차를 간소화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햇살론을 수익형 모델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손율과 연체율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햇살론 대손율을 1.5%미만으로, 연체율은 10% 미만으로 유지해야 된다”고 말했다.
햇살론 연체율은 7~8%대로 올라가고 있지만 한국투자저축은행의 햇살론 연체율은 4%대에 머물고 있다.
먹거리가 없어 고민하고 있던 일부 저축은행들도 햇살론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 하나, 동부저축은행 등이 최근 햇살론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당장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개수만 늘리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일반 금융회사들처럼 연체가 된 후에 관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연체 전과 연체 후의 관리를 제대로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