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세무조사 무마 등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수십억원의 금품을 챙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69)에 대한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추징금 산정을 다시 하라며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14일 이수우 임천공업 대표로부터 47억여원을 받은 혐의(특경가법상 알선수재) 등으로 구속기소된 천 회장에 대해 징역 2년과 추징금 32억106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특가법상 알선의뢰인이 알선수재자에게 공무원이나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에 관한 알선 대가를 고용계약에 따라 급여 형식으로 지급할 경우 알선수재액은 원천징수된 근로소득세 등을 제외한 실제 지급받은 금액으로 보아야 하고, 이 금액만 몰수·추징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그럼에도 원심이 세무조사 무마 등의 알선 대가로 임천공업과 형식적으로 체결한 고용계약에 따라 원천징수된 근로소득세 등을 포함한 명목상 급여 4억원 전액에 대해 알선수재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뒤 추징한 것은 알선수재액 및 추징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천 회장은 2004~2006년 이 대표로부터 임천공업 계열사가 산업은행의 워크아웃을 받는 과정에서 "워크아웃 결정이 빨리 되도록 해주고 대출금 상환유예와 출자전환이 될 수 있도록 산업은행 관계자에게 말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26억여원을 받는 등 총 47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천 회장의 유죄를 인정하면서 징역 2년6월과 추징금 32억1060만원을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천 회장이 고령인 점, 다른 사건으로 확정판결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한다"며 형을 감경해 징역 2년을 선고하면서 동일한 추징금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