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가 25일 오후 2시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시작됐지만 초반부터 이석기·김재연 두 의원의 중앙위원 자격을 놓고 격돌이 벌어졌다.
지난 23일 의원총회에서 두 의원에 대한 제명 결정이 연기되자 두 의원은 이날 중앙위에 참석했다.
현재 통진당 규정에 의하면 현역 국회의원은 당연직 중앙위원이다. 하지만 두 의원은 중앙당기위원회로부터 제명 결정을 받았다.
특히 당기위에 회부되면 당원 자격이 정지된다. 따라서 당기위의 최종 판결이 난 상황에서 당원 자격이 정지된 것인지, 아니면 자격정지가 종료된 것인지를 놓고 격돌한 것이다.
이날 강기갑 당 대표가 인사말을 마친 직후 구 당권파의 한 중앙위원은 "당 규정상 소속 국회의원도 중앙위원으로 되어 있다"며 "아직 의총을 통해서 자격문제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당기위에서 제명되었을 뿐 소속 국회의원임에는 분명하다"며 "따라서 이석기·김재연 의원은 중앙위원 재적수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 사무국 관계자는 "재적자수란 회의 개최 현재 자격을 가진 총 수를 말하고, 사고자 수를 제외한 것을 재적자 수로 한다"며 "현재 중앙위 정원 86명이지만 이 중에서 자격, 즉 당권을 가진 사람은 84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석기, 김재연 의원은 소속 국회의원이고 당원"이라면서도 "하지만 당권이 정지된 당원, 국회의원이지만 당권이 정지된 의원이므로 정족수에 포함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번 전국운영위서도 당비를 미납한 경우 재적수에서 제외시켰다"면서 "당권을 갖지 않은 경우 재석
그러자 구 당권파측 중앙위원은 당권이 없다고 해석하는 근거규정을 따져 물었다.
이에 사무국 관계자는 "당규 11호 '당원의 징계 규정'에 징계절차에 관한 8항에 중앙당기위에서 판결이 날때까지 당권이 정지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구 당권파 측은 "최종 판결이 났기 때문에 자격정지는 끝났다"면서 "따라서 당권을 정지시킬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맞받아쳤다.
즉 당기위 결정이 이미 최종적으로 났기 때문에 자격정지 상태가 이미 해소됐다는 것이다.
구 당권파 측 이상규 의원은 "두 의원은 통진당 국회의원이고, 어떤 활동에도 제약을 받아서는 안된다"며 "제한규정이 있다면 따라야 하나, 제한규정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무총국은 해석권한이 없다"면서 "자의적 근거에 의해 일처리를 한 것은 공당의 운영질서에 맞지 않다. 중앙위원 자격문제는 화합의 관점에서 당헌당규를 있는 그대로 해석해서 진행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선동 의원도 "당규에 대한 해석권한은 중앙위원에게 있다"면서 "따라서 어떻게 해석할지는 중앙위원들이 결정하면 된다"고 재적자 수를 중앙위에서 다수결로 결정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자 혁신파 천호선 중앙위원은 "중앙위원의 결정도 법률적 상식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면서 "중앙위가 마음대로 다수결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에 오병윤 의원은 "현재 상태로는 중앙위원회가 개회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기갑 의장은 "일단 회의는 개회되었다고 보고, 정식으로 이 문제에 대해 중앙위에서 논의를 해서 결정하자"며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