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재계는 23일 대선공약에 바라는 제언을 내놨다. 재벌개혁으로 대변되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를 정치권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요지는 한마디로 ‘불가’였다. 이를 위해 현 경제상황을 9대 리스크로 둘러싸인 위기로 진단하고, 규제완화 일색의 28개 정책과제를 건의서에 담았다.
정치권은 이에 대해 ‘투자와 고용의 위축’을 문제 삼던 기존의 위협을 넘어 경제민주화 제동이 노골화된 것으로 받아들였다. 입법화 과정에서 재계와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
대한상공회의서는 이날 ‘위기극복과 지속성장을 위한 정책 건의’라는 제목의 건의문을 여야에 동시에 제출했다.
건의문은 대내외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등 한국경제가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한 뒤 ▲대외여건에 취약한 경제구조 ▲저성장의 고착화 ▲저출산·고령화 ▲가계부채 ▲산업생태계 불균형 ▲시장경제시스템 악화 ▲사회갈등 심화 ▲환경 및 자원 문제 ▲남북경협 중단 장기화 등을 9대 리스크로 뽑았다.
상의는 현 상황이 상당한 위기에 도달한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28개 정책과제도 아울러 제시했다. 또 이를 향후 대선공약 및 새 정부 출범 이후 추진될 경제정책에 우선적으로 반영해 달라는 요청도 더했다.
상의는 먼저 조세분야에 있어서 법인세 인상 등 증세 자제를 주장했다. 법인세와 소득세 등의 인상 논의 자체가 감세라는 세계흐름에 역행한다는 주장이었다. 이는 결국 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법인세 인상만은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규제수단으로서 조세정책을 남용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노동분야에서는 선진화 정책의 후퇴가 있어선 안 된다며 현 정책기조 유지를 당부했다. 다양한 고용형태를 인정해 달라는 것으로, 본질에는 노동 유연성 확보 의도가 깔려 있었다. 구체적으로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타임오프 도입, 복수노조 하에 교섭창구 단일화 등 그간의 노동정책 성과를 높이 산 뒤 이런 원칙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상의는 한발 더 나아가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사업장내 직장점거 전면금지 등을 도입해 줄 것을 주장했다. 또 비정규직 규제 완화와 파견대상 업무 확대 등을 정치권에 건의했다. 사내하도급과 정년연장 등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들은 제도보다는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는 입장도 덧붙였다.
복지분야에 있어서는 재정여건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을 주장했다. 야권이 내세우는 보편적 복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여론을 의식한 듯 복지와 교육, 일자리가 연계된 복지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상의는 특히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대기업 규제 강화는 반기업 정서를 조장할 뿐만 아니라 성장동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적극 반발했다. 어떤 경제문제든 시장 원칙의 바탕 위에서 해결하는 것이 답이라며 친기업적인 정책 방향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중에서도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순환출자 금지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규제방안에 대해 도입 자제를 촉구했다. 아울러 피규제자인 재계와의 소통인 필수적이란 점을 들어 정치권에서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상의는 이외에도 부동산 거래 활성화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가계부채 해소를 위해서라도 부동산 경기가 정상화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분양가 상한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을 폐지하고 취득세 또한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내수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산업이 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자료=대한상공회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