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석유화학 하반기 역시 '빨간불'

전자 선전에 '안도'..심화된 의존도, 산업구조 왜곡 낳을 수 있어

입력 : 2012-08-21 오후 5:00:55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조선과 철강, 석유화학 등 국내 주요업종의 하반기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유럽의 재정위기와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률 둔화, 그리고 미국과 일본의 장기침체 여파로 수출 급감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1일 주요 업종 협회들을 대상으로 '2012년 하반기 수출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선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출이 28%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철강과 석유화학도 각각 13.9%, 5.9%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자는 저점을 통과해 5.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조를 이뤘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 전자 등 국가경제를 견인하는 이들 4개 업종은 7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0% 이상 급락하며, 이미 위험신호를 넘어섰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조선 산업은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 미국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 금융시장의 위축과 선박공급 과잉문제 등으로 오는 2014년 이후에나 회복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하반기에는 선박 연료유가 급등과 해상 물동량 감소 등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침체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석주 한국조선협회 부장은 "전세계 조선시장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황이어서 기업의 생존 자체가 이슈가 되고 있다"면서 "조선시장의 상반기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 수준인 877만 CGT로 급락했고, 하반기에도 그 여파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CGT는 선박의 단순한 무게(GT)에 선박의 부가가치와 작업 난이도 등을 고려한 계수를 곱해 산출한 무게 단위를 뜻한다.
 
 
철강업종은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더욱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수출은 조선 등 주요 수요산업의 생산활동 둔화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감소했으나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6%포인트 더 하락한 13.9% 감소할 전망이다.
 
세계 철강경기 회복 지연과 더불어 중국 철강업계가 증치세 면제와 환급 등을 추진하고 있어 하반기 무역마찰의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석유화학 업종 역시 중국경제 둔화와 비수기 진입으로 약세가 예상된다. 수출 비중이 50%나 되는 중국에서 경기부양이 지연되고 있어 구매 보류 등 수요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화학제품의 기본 원료인 에틸렌의 상반기 마진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감소한 250달러에 그쳐 기업들은 손익분기점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및 내수활성화 정책, 일본의 설비 합리화 작업 등이 실행될 경우 업황 부진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전자업종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이 5.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자의 선전으로 그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으나 전자에 의존하는 편향성은 산업구조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다.
 
디스플레이는 가격 안정과 북미 및 신흥시장 수요 회복으로 수출이 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또한 계절적 성수기인 하반기에 접어드는데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경쟁적으로 출시되면서 프리미엄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의 해외 수요가 4%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가전은 해외수요 둔화와 생산 확대로 3%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디지털 TV가 올림픽 특수를 누리지 못하면서 수출 감소의 복병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내수를 대표하는 건설은 내년까지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민간수주도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내년까지 위축이 예상된다. 아울러 4대강 사업 종료, 2013년 이후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관련 공사발주 물량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주택경기의 경우 향후 택지개발사업, 도시정비사업 등을 통해 수도권에 공급 대기 중인 주택물량이 워낙 많아 과거보다 경기 회복 국면이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은 내수부진의 영향으로 할인점, 슈퍼의 성장률이 하락하고, 할인점에 공급하던 신선 및 중소업체들의 매출 하락과 이에 따른 고용 인력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
 
향후 경기침체의 지속, 선거를 앞두고 규제 심화, 날씨변화로 인한 신선식품의 품귀현상 등으로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내수시장은 극심한 부침을 겪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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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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