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이번 주 채권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대응에 대한 경계감으로 인한 강보합세가 전망된다. 큰 폭의 금리반등을 기다리기보다는 분할 매수를 통한 듀레이션 확대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가파른 금리상승세를 보이던 채권시장은 지난주부터 하락세로 빠르게 전환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그간의 채권금리 조정국면이 마무리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지난 주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가 주춤한 가운데 3차 양적완화(QE3) 기대에 따른 미국채 수익률 급락으로 채권금리는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고채 5년 금리는 전주 대비 011%p 하락한 2.93%에 마감했으며 회사채 AA- 3년물 금리는 0.10p 하락한 3.25%를 기록했다. 수익률 곡선은 불 플래트닝 장세를 연출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 수익률은 서서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7월말 이후 ECB의 정책기대와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으로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가 높아졌지만 근본적으로 국내외 경기둔화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단지 매수시점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리하락이 불편한 곳이 많을수록 금리하락 시기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기관투자가들을 만나본 결과 이대로 금리하락이 재개되는 것을 반가워하는 곳보다 불편해하는 곳이 많았다는 전언이다.
ECB의 파격적인 대책 없이는 금리반등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다만 최근 유럽상황을 감안하면 ECB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요 국내 경제지표 또한 경기둔화를 재확인시켜줄 전망이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약세 재료는 ECB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대응으로 인한 위험자산 선호현상과 8월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 9월 기준금리 동결”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금통위 이후 강세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염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강세재료는 최근 세제개편안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즉시연금 자금이 채권 매수 수요로 연결되는 부분”이라며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 지속으로 인해 10월 기준금리 인하, 3분기 성장률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채권금리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도 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9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하락 폭은 제한되고 장단기 금리차는 축소를 예상한다”며 “경기와 물가라는 양대 펀더멘탈과 주택경기 침체 등의 상황으로 볼 때 향후 의미 있는 폭의 추가 정책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월말 경제지표의 부진이 확인되면 금리인하는 타이밍의 문제라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될 것이란 설명이다. 따라서 절대금리 부담으로 조정이 일어날 경우 매수대응이 바람직하다고 이 연구원은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