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예의가 없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통합 행보가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결여되어 있고, 일방통행이라는 점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선대본부장인 노영민 의원은 29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가진 인터뷰에서 "너무 정치적인 쇼라고 할까요. 보여주기, 그런 데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 그러다 보니까 무리가 따르고 예의가 있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그걸 소홀히 하는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노 의원은 "절차에 대해서 서로 간에 사전에 협의하고 서로 간에 예의를 지킬 부분은 지켜야 된다"면서 "아무리 여당의 후보라고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묘소 참배하는 데도 방문 직전에 통보하고 이번에도 전태일 동상 가는 것도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카메라 대동하고 불쑥 나타나고 이게 과연 진정성 있는 것이냐"라고 성토했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수락연설을 하는 박근혜 후보
28일 박 후보가 전태일 열사의 동상에 헌화하려는 것을 저지했던 김정우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도 이날 같은 프로그램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쌍용자동차에 22명의 아까운 가족과 동료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현안의 문제를 놔두고 신성한 우리의 영혼이 담겨 있는 전태일 열사의 동상에 가서 헌화한다는 자체는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고 현실을 도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산업화와 민주화세력이 화해하고 협력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박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 "박근혜 후보 캠프 바로 밑에서 비닐 한 장 쓰고 지금 노숙농성하고 있는데 그 현장은 외면한 채 그렇게 전태일 열사의 재단을 방문한다는 의미는 과연 어떤 의미로 우리가 되새겨야 될지에 대해선 되짚어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전태일재단과 방문 하루 전에 일정을 협의했지만, 유족들 간에 의견을 수렴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밀어부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태일 열사 동생인 민주통합당 전순옥 의원은 "재단 방문보다 현재의 노동 문제 해결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방문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다른 동생인 전태삼 씨도 "22명의 노동자가 죽은 쌍용차 대한문 분향소부터 방문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낭독했다.
결국 유족 측과 상의도 없이 불쑥 방문했음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인 봉하마을을 방문할 당시에는 사전협의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일정을 밀어부치고, 유족 측에서도 언론보도를 통해서 방문사실을 알게 되는 등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