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아동이나 청소년을 위협해 유사성행위를 한 경우에는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처벌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여고생 제자를 관사로 불러들여 성추행함으로써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아청법)' 등으로 기소된 전직 여고 교장 김모씨(58)에 대한 상고심에서 "고소를 취하했다는 이유로 유사성행위 혐의부분에 대해 공소를 기각한 1심은 잘못"이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씨는 전남 H여고 교장으로 근무하면서 2010년 6월 이 학교 학생 A양(16)을 자신의 관사로 불러 유사성행위를 한 뒤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A양이 강하게 반항하는 바람에 실패했다.
이후 A양은 김씨를 고소했으나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가출한 것에 대해 심하게 꾸짖자 A양이 자신을 골탕먹이려고 거짓말을 하며 고소했다"고 주장했고, A양의 아버지도 사건이 장기화 되면 A양의 고교졸업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한 나머지 A양으로 하여금 고소를 취하하도록 했다. 그러나 김씨는 결국 '청소년 위력간음미수'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김씨의 간음미수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하면서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정보통신을 이용한 정보공개 5년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먼저 "아청법 16조 단서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법)' 10조 1항의 죄 즉,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해 위력으로 '추행'한 죄에 대해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유사성행위는 여기에서의 '추행'에 포함된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해 유사성행위를 한 것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고 피해자가 공소 전 고소를 취하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해 공소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비록 유사성행위 부분이 반의사불벌죄인 성폭법 10조 1항의 죄의 요건에 해당하더라도, 검사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아청법 7조의 죄로 기소하는 경우까지도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려워 유사성행위에 대해서도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는 이어, "1심이 유죄로 인정한 '청소년 위력간음미수'와 '유사성행위'는 경합범 관계에 있고 경합범 가중을 한 형기 범위 내에서 단일한 선고형으로 처단"해야 한다며 1심 판결을 모두 파기했다.
대법원 역시 "아청법 7조로 공소제기된 부분을 반의사불벌죄로 볼수 없다고 판단해 1심을 파기한 원심의 판단은 옳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