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국내 파생상품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했음에도 유치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면세를 유지하는 일은 비합리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18일 김영환 민주당 의원이 한국거래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파생상품 거래량은 세계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200 옵션의 거래량은 지난 2010년을 기준으로 35억3000만건을 기록해 세계 지수옵션 거래의 69%를 차지하고 있다.
김 의원은 "현물 시가총액이나 국내총생산(GDP), 1인당 국민총소득(GNI) 등 어떤 지표와 비교해도 국내 주가지수 파생상품의 명목비율은 다른 국가보다 월등히 높다"며 "유치산업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양도소득세나 현물 시장에 부과하는 거래세조차 부과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거래소가 벌어들이는 거래세 수수료 중 파생상품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파생상품거래세의 도입이 국민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거래소의 상품별 수수료 수입을 보면 파생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8년 52%에서 올해 8월 60%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공청회와 간담회, 관련 보고서를 통해 파생상품거래세를 도입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반대했다.
지난 2009년에는 파생금융상품에 거래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국회 조세소위를 통과했으나 거래소의 반발과 한나라당 정무위의 반대로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 반대 성명'을 주도했고 이후에도 '파생상품거래세 부과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주최했다. '입법 철회를 위한 대국민 공동 건의문' 채택을 주도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거래소는 공정한 시장가격을 형성하고 거래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금융위 산하 준정부기관"이라며 "이같은 내용이 법률에 명시됐음에도 거래소는 주주의 88.2%가 민간 증권사이기 때문에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