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물품 구입처에서 제공하는 마일리지는 장려금..과세대상"

제약회사 마일리지 제동 리베이트 제공 관행 제동

입력 : 2012-11-01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신용카드 회사가 아닌 물품 구입처에서 실질적으로 제공하는 마일리지는 장려금에 해당하므로 과세 대상에 해당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제약회사가 신용카드사의 마일리지 제도를 이용해 약국 등에 우회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해 온 관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함상훈)는 이모씨가 양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득세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일부 청구는 각하, 또는 기각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양천세무서장이 이씨에 대해 지방소득세를 부과한 처분은 소득세의 납세지를 관할하는 시장·군수가 한 부과·고지에 근거하고, 지방소득세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의 상대방은 이씨의 소득세 납세지를 관할하는 양천구정장"이라며 "피고 적격이 없는 자를 상대로 한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이어 "이씨가 돌려받은 마일리지는 의약품 도매상들이 의약품을 판매하면서 이씨에게 지급한 구 소득세법 시행령 51조 3항 2호에서 정한 '장려금 기타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금액'으로 이씨의 사업소득에 해당한다"면서 '마일리지가 소득세법이 정한 과세대상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과세형평에 반하는 위법한 처분'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씨가 받은 마일리지의 실질적 제공자는 의약품 도매상"이라며 "신용카드회사가 마일리지를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소득세법에서 정한 장려금 등으로 보아 과세대상소득에 포함한 양천세무서장의 처분이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는 위법한 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H약국을 운영하는 이씨는 지난 2009년 7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의약품 도매상으로부터 의약품을 구매하면서 결제대금의 3%에 해당하는 1억7000여만원 상당의 마일리지 또는 캐쉬백포인트를 받아, 1억1600여만원을 현금으로 사용했다.
 
지난해 서울지방국세청은 이씨가 2009년 종합소득세의 수입금액 중 사용한 마일리지 1억1600여만원을 누락해 신고한 사실을 확인하고 종합소득세 4800원을 부과했다.
 
이에 이씨는 "마일리지는 과세대상 소득에 해당하지 않고, 이는 신용카드회사의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의해 나에게 제공된 것"이라며 양천세무서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씨는 자신이 거래하는 의약품 도매상 직원의 권유에 따라 H카드에 가입하게 됐다.  H카드로 의약품 구매대금을 결제할 경우 H카드사로부터 구매대금의 3%를 포인트로 적립받을 수 있었는데, 이는 의약품 도매상이 H사에게 3.5%의 수수료를 부담하고 H사는 수수료 중 일부를 이씨에게 돌려주는 구조였다. 이씨가 사용한 H카드는 의약품 구매대금 결재 전용카드로 의약품 구매만이 가능하고, 일반 가맹점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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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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