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형사재판중'이유로 강병규 출국금지는 위법"

입력 : 2012-11-20 오후 5:35:40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형사재판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방송인 강병규씨(40)의 출국을 금지한 처분은 출입국관리법의 입법 취지에 벗어나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진창수)는 20일 강씨가 "기본권을 침해한 부당한 처분"이라며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출국금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법무부는 "이미 지난달 강씨에 대한 출국금지 처분의 효력이 소멸해 소송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아직 강씨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다시 출국금지 기간이 연장될 위험도 있다"고 지적하고 "이 사건 처분의 위법함을 확인받지 않을 경우, 강씨는 법무부로부터 재차 출국금지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며 이 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검찰은 강씨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을 하면서 단순히 범죄사실을 적시할 뿐 국외로 도주할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근거를 밝히지 않았고, 법무부도 '형사재판이 계속 중'이라는 이유로 출국금지 처분을 수차례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재판 중이더라도 국외 도피 우려 등이 인정되지 않거나 그럴 개연성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하는 것은 입법취지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또 "강씨는 관련 형사재판에 성실히 참여했고 대부분 증거조사도 완료한 상태"라며 "출국금지로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해 침해하는 사익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앞서 강씨는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폭력행위 등 처벌에관한 법률 위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법무부는 강씨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될 당시인 2010년  1월 '범죄수사를 위해 출국이 적당하지 않은 사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강씨의 출국을 2월 6일까지 금지했고, 같은 이유로 4월 6일까지 강씨의 출국금지기간을 연장했다.
 
법무부는 강씨가 기소된 이후에도 '형사재판이 계속 중'이라는 이유로 올해 10월 6일까지 계속해서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했다. 이에 강씨는 '재량권을 남용한 처분"이라며 행정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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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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