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대한변협 회장선거 열기가 대선 못지 않다. 첫 직선제이자 재야법조계 100여년만에 가장 큰 위기라는 국면에서 새 단체장을 뽑기 때문이다. 후보등록을 마친 4명 모두 쟁쟁한 인물들로 어느때보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초박빙의 형국이다. 이번에 누구를 변협회장으로 뽑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재야법조계의 사활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으로는 청년변호사 처우 문제를 비롯해 변호사들이 '살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밖으로는 직역확대 분쟁을 풀어야 하고 밀려오는 외국로펌에 대한 감시·견제도 해야 한다.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화합도 중요한 화두다. 뉴스토마토에서는 총 4회에 걸쳐 각 후보들의 공약사항을 기호순으로 가감없이 소개하고 그들의 비전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기호 4번 김현 후보
기호 4번 김현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56·사법연수원 17기)은 회무와 중견로펌 대표로 활동하면서 오랫동안 이번 변협회장 출마를 준비해온 인물 중 한 명이다. 최근에는 강력한 차기 변협회장으로 점쳐지던 하창우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58·15기)과 단일화를 이뤄내 화제를 낳았다.
김 후보의 공약은 변호사들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법치주의의 적극 실현과 변호사 복지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김 후보의 공약을 소개한다.
◇일자리 창출
김 후보는 변호사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합의부 이상 사건 변호사 강제주의 도입 ▲인지대 대폭감액 ▲준법지원인제 모든 상장기업으로 확대 ▲의무연수 및 윤리교육 철폐 ▲연간 변호사 공급인원 1000명으로 제한 등을 5대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다.
구체적으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 법무담당관이 배치되도록 하는 한편, 합의부 이상사건과 일정 전문분야에 전면적인 변호사강제주의를 도입하고 인지대를 감면하겠다는 방안이다. 또 국가소송수행자격을 변호사로 제한하고 피해자 국선제도를 신설해 청년변호사의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직역수호·전문화 시대
김 후보는 그동안 변호사업계와 오랫동안 진통을 겪어왔던 유사직역을 폐지해 이른바 변호사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를 위해 일정규모 이상의 부동산 매매·임대차 계약 체결, 건축 인허가 과정 등에 변호사의 대리 및 자문을 거치도록 하겠다는 방안이다. 또 변호사 직역수호와 확대를 위한 입법개선 특위를 구성하고 대국회 전담 사무차장을 둬 변호사의 이익을 지키겠다고 공약했다.
김 후보는 또 1인 1전문 변호사 시대를 열기 위해 '전공별 커뮤니티'확대를 통한 다양한 지원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학술교류와 정례적 세미나를 열어 법원·검찰·정부 전담부서와의 교류를 확대한다는 복안도 세우고 있다.
◇사내·여성변호사
최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사내변호사에 대한 지원책으로 사내변호사 직무독립성 확보를 위해 직무교육 등 지원을 강화하고 변협 내 사내변호사 전담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또 사내변호사 겸직허가도 철폐하겠다는 공약을 세웠다.
여성변호사를 위해서는 복지를 대폭 개선할 예정이다.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기간제 변호사를 도입하고 취업활성화와 부당해고 등 고충처리를 위한 기구를 활성화 한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와 함께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을 대한변협 상근부회장으로 임명해 여성변호사들의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청년변호사 생존권 보호
현재 변호사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청년변호사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청년변호사의 권익 보호 및 고충처리를 위한 집행기관을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청년변호사에 대한 전문분야 연수 등 무료연수를 확대해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각 전문분야별로 기성 변호사 멘토링단을 구성해 전문성 및 업무수행능력을 제고하겠다는 방안을 가지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정부 및 공공기관의 고문변호사제도를 투명화하고 정부 및 공공기관의 인사시 법조인 쿼터를 확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청년변호사 인사추천위원회'를 설립해, 청년변호사들의 직역확대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회원 복지 분야
김 후보는 자신이 서울회장 재직시 도입한 '회원 지킴이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하고 성공보수를 확실히 받을 수 있도록 에스크로 제도를 도입해 변호사들의 권익을 도모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전국 유명콘도와의 제휴를 통해 회원 변호사들과 가족들이 쉴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서울행정법원 이전으로 없어진 변호사실을 다시 열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지방회원들을 위해 변협 연수를 부산·대구·광주·대전·전주에서 실시하겠다고 공약했으며, 의무연수 및 윤리교육을 철폐 내지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아울러 각 로펌이나 회사, 지방회별 청년변호사협의회에서 자체 연수한 것을 최대한 변협연수로 인정하고 회원들이 하는 판례연구를 의무연수로 대폭 인정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