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부실한 건강보험 자격관리 문제 해결을 위해 세무당국과 사회보험간의 정보 공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일 내 놓은 '건강보험이 경제 내 비공식부문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건강보험의 경우, 소득파악 인프라가 부실해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피부양자의 자격 관리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건강보험은 지난 1989년 출범한 이래 특별한 가입절차 없이도 전 국민에게 보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으면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로가 손쉽게 열려 있을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무임승차자를 양산하는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관리체계가 허술해 임금근로자임에도 불구하고 지역가입자나 피부양자로 가입해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있는 인구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KDI 조사 결과에 의하면 2011년 현재 임금근로자 중 16.3%인 약 286만명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가입되어 있으며 직장피부양자로 가입된 비율도 12.1%, 211만여 명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피부양자를 제외한 직장가입자의 수가 1300만명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임금근로자 중 지역가입이나 피부양자로 가입돼 있는 인구는 497만여 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KDI는 이처럼 건강보험 재정 누수와 사회보험 관리체계의 허점이 발생한 가장 큰 원인으로 건강보험을 비롯한 사회보험공단의 소득자료 및 사업장 정보 미비를 꼽았다.
특히 개별 공단이 소득 관련 자료를 의존하는 국세청과의 자료 공유가 미흡한 것이 주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국세청은 현재 일용직 근로자를 비롯한 근로소득자의 소득정보와 사업장 정보가 담긴 자료를 상당 정도 축적하고 있지만, 사회보험공단과의 정보 공유가 미흡해 광범위한 직장가입자 누수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윤희숙 KDI 연구위원은 "넓은 피부양자 범위, 지역자입자 관리를 세밀히 하지 못하는 건강보험행정의 문제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사회보험공단이 가입대상인데도 미가입한 근로자를 찾아낼 자료를 국세청으로부터 협조받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건강보험 자격관리의 부실은 건강보험 재정누수뿐 아니라 사회보험 전반의 사각지대와 경제 내 비공식부문을 온존시키고 있어 국세청 자료의 공유 등 정보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