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자동차 관련주가 엔화 약세 현상이 진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기대로 일제히 반등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주식은 지난해 하반기 불거진 연비 표기 오류 악재와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실적 악화 우려까지 부각되면서 급락세를 보였다.
자동차 관련주는 전날 일본중앙은행(BOJ)이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한 뒤 엔저 현상이 진정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상승한 뒤 이틀째 강세를 보이고 있다.
BOJ가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상향 조정하고 내년 1월부터 매달 13조엔(약 155조원)의 자산을 무기한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는 약한 수준이어서 엔화 약세가 추가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엔화 약세는 수출 비중이 큰 국내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큰 상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엔화 가치가 1% 떨어지면 수출물량이 1만대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000270)의 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을 1조841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8.3%, 5.2% 감소하는 것이다. 교보증권도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이 1조7600억원으로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아차의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5% 감소한 5366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원인은 연비관련 충당금과 원화 강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그동안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환율 악재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면서 자동차주의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 진정의 가장 큰 수혜주는 자동차 업종이 될 것"이라며 "단기 낙폭이 과도했던 만큼 완성차와 부품주의 반등 흐름이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 진정은 수출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중국 경기모멘텀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수출주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자동차 업종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 상승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김연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현재 주가는 이미 우려 요소를 반영한 수준"이라며 "일본 자동차 주식의 추가 상승여력이 제한적인 시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자동차주의 반등을 활용해 포트폴리오 비중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임수균 연구원은 "일본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가 강한 만큼 엔화 약세 우려는 중장기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며 "자동차 업종의 비중축소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