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을살리자)벤처기업 증가세, '코스닥의 봄' 이끌까

(집중기획)③양적 성장보단 '질적 성장'이 관건..시장 회복이 우선

입력 : 2013-02-07 오전 7:00:00
[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최근 벤처기업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지난 2000년 초반의 '벤처붐'이 재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숫자가 늘어난 벤처기업들이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를 이끌 것이란 기대감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벤처기업 수 5년간 2배 증가
 
6일 벤처기업공시시스템 벤처인에 따르면 올해 1월까지 등록된 벤처기업의 수는 2만8442개다. 지난 2007년(1만4015) 이후 5년간 2배 가량 증가했다.
 
벤처기업의 수가 2년새 배로 급증했던 1999~2000년 당시에 비해 속도는 느리지만 최근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기록이다.
 
(자료:벤처인)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의 벤처기업만 가입할 수 있는 '벤처 1000억 기업'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05년 68개로 시작한 1000억 기업은 2008년 152개, 2010년 242개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381개를 기록해 2005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벤처기업의 수가 이같이 증가한 배경으로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IT산업의 발전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창업 초기의 모바일 분야 기업 수는 지난 2008년 대비 6배 이상 늘어났다.
 
정부의 지원책도 벤처기업 증가세에 한몫했다. MB정권에서 '동반성장'을 목표로 추진했던 각종 지원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미순 벤처기업협회 책임연구원은 "MB정부가 중소기업과 벤처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효과가 나타났다"며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모바일을 활용한 사업이 성공하면서 이같은 창업 모델이 트렌드화됐다는 점도 전환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제2의 벤처붐', 코스닥 활성화로 이어질까
 
문제는 이같은 벤처기업의 증가세가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느냐다.
 
기술력과 성장동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이 코스닥으로 진출하면 그간 침체됐던 시장이 질적으로 진화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벤처기업이 정부지원에서 벗어나 자금 조달 창구를 넓힌다는 측면에서도 코스닥 시장으로의 진입은 중요하다. 양적인 성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질적인 성장까지 도모해야한다는 이야기다.
 
김기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해 11월 발간한 '제2의 벤처붐을 맞고 있는가'란 보고서에서 "벤처로 인증된 기업의 유형을 보면 기술평가 보증 대출 기업이 90.6%를 차지하고 있다"며 "상장된 벤처기업의 수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단순히 기업 수가 늘어났다고 해서 진정한 벤처붐을 맞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업계도 이같은 문제 의식에 동의하고 있다.
 
김종선 코스닥협회 경영지원본부장은 "벤처의 수가 증가하는 것은 기술력있는 기업이 사장되지 않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신호임이 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벤처의 희망인 코스닥 시장이 침체되면서 자생적 자금조달시장도 죽었는데 벤처 수만 늘었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성토했다.
 
코스닥 시장이 우선 활성화되지 않으면 벤처기업의 지속적 성장도 담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벤처기업을 비롯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는 초기 기업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여기에 기업 스스로 자체 역량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거론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정부 차원에서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해 초기 기업들이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벤처기업들도 정부 지원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점차 체질을 단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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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