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생사의 갈림길에 선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최대 분수령을 맞았다. 자금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용산사업의 마지막 카드인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담보 관련 논의를 코레일이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일괄 개발'을 주장했던 드림허브 측이 코레일의 제시해 온 '단계적 개발'을 수용할 뜻을 밝히며 한발 물러섬에 따라 향후 사업 추진 방향과 논점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18일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 경영전략회의에서 용산역세권사업 ABCP 반환확약서 제공 여부에 대한 안건을 논의한다. 회의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오는 21일 이사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앞서 드림허브 민간 출자사들은 사업 청산시 코레일로부터 돌려 받을 수 있는 미래청산자금을 담보로 ABCP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이를 코레일 측에 요구했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논의를 위한 자료요청을 했고, 드림허브는 관련 자료를 전달했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자금계획 등 5개 항목에 대한 자료를 지난 15일에 전달했다"며 "지난해 제1차 드림허브 이사회와 제3차 드림허브 주주총회에서 승인된 사업계획과 제7차 드림허브 이사회에 보고된 자료을 기준으로 작성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코레일의 입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1차 랜드마크빌딩 계약금 4342억원을 지원한 상태에서 더 이상의 자금마련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오늘 경영전략회의에서 ABCP와 관련해 어떤 결과가 나올 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하지만 오늘 부결이 되면 다가오는 이사회에서도 논의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레일의 현재 입장은 다른 민간 출자사들이 CB발행에 나선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분 만큼 발행에 나서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점이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현재 다른 민간 출자사들이 CB발행에 나설 확률은 거의 없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런 만큼 ABCP 발행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은 결국 파국을 맞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날 논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돼 있다.
이런 가운데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드림허브가 개발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코레일이 주장해 왔던 단계적 개발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드림허브는 단계적 개발에 추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코레일측에 전달했다.
용산사업의 파국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키를 코레일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드림허브가 한 발짝 물러난 것이다.
드림허브가 요청한 구체적인 내용은 단계적 개발에 따른 사업수지를 비롯해 시설별 분양가, 구역별 착공·분양·준공 시기와 서부이촌동 보상시기 등 내용이다. 드림허브는 답변을 바탕으로 오는 22일 이사회에서 변경 가능성을 심도있게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코레일의 주장대로 단계적 개발 도입으로도 흑자사업이 유지되고, 오랫동안 재산권 침해를 받아온 서부이촌동 주민의 민원이 해결 된다면 개발방식 변경 요구를 전격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