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올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코스닥사가 코스피사 대비 4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BW는 약속한 기간이 지나면 미리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채권이다. 발행금리가 낮아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코스닥사의 발행 사례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2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결정을 공시한 건수는 모두 75건이다. 같은 기간 BW발행을 결정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코스피사)와 코스닥사는 58개사였다.
이 중 코스닥사는 46사로 전체 상장사의 79.31%의 비중을 차지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20.68%)보다 4배 가량 많은 규모다.
전상용 SK증권 스몰캡팀 연구위원은 "항상 코스피사의 BW발행 건수가 많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면서도 "규모가 작은 코스닥사의 경우 덩치를 키우는 과정에서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는 방법으로 BW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BW를 발행한 상장사에 대한 투자는 신중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 회사가 BW를 발행했다면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시장에 그만큼의 주식이 풀린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해진 행사가격보다 주가가 높으면 시장에서 팔아 차익을 내려는 채권자가 많아진다. 이 때 매물이 쏟아지면서 보유 주식의 가치가 희석되고 배당금도 줄어들 수 있다. BW를 발행한 당일 해당 상장사의 주가가 하락하는 사례가 많은 이유다.
전문가들은 BW발행이 호재인지, 악재인지를 구분하려면 해당 상장사의 공시를 꼼꼼히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발행 대상과 조달 목적을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진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BW발행 대상이 최대주주나 우량 기관, 유명한 투자자인지 여부를 봐야 한다"며 "이 경우 시장에서 호재로 인식해 주가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공시 상단에 보이는 '자금조달의 목적'이 운영자금이면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회사의 재무 사정이 좋지 않아 직원들 인건비로 쓰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상용 연구원은 "반면 시설자금이나 투자자금의 목적이면 일단 긍정적으로 봐도 된다"며 "기업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수주량은 많은데 공장이 부족해 증설할 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