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친일반민족행위자인 민병석의 증손자가 친일재산 환수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으나 패소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민병석의 증손자 민모씨(75)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귀속결정취소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취득한 재산은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으로 추정하며, 그러한 친일재산은 그 취득·증여 등 원인행위시에 국가의 소유로 한다'고 규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은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추정조항이 일정한 증명책임을 친일반민족행위자 등에게 분담시키고 있다고 해서 이를 두고 친일반민족행위자 등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했다거나 입법자가 자신의 재량을 일탈·남용해 친일반민족행위자 등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거나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반했다고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해당토지가 원고의 증조부인 민병석이 일제강점기인 1912년 3월15일 사정받은 토지로부터 분할된 토지이고 민병석의 조부 분묘가 설치되어 있었다고 해도 그런 사정만으로는 민병석의 조부가 러·일전쟁 개전 이전에 해당토지를 취득했고, 민병석이 친일반민족행위와 무관하게 상속받은 토지이므로 해당 토지가 친일재산이라는 추정이 복멸됐다는 원고 주장은 부당하다"며 "같은 취지로 판결한 원심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민씨는 자신이 상속받은 토지 1만4000여㎡에 대해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2007년 세 차례에 걸쳐 국가 귀속 결정을 내리자 이를 취소하라며 소송을 냈다.
민씨의 증조부인 민병석은 한일합방의 공을 인정받아 일본으로부터 자작을 수여받고 조선총독부 중추원 고문과 중추원 부의장으로 활동했다. 위원회는 민병석에 대해 2007년 8월 '재산이 국가에 귀속되는 대상인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