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호 헌법재판관
존경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먼저, 헌법재판관으로 새 출발하는 저를 축하하고 격려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헌법재판소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인식되고, 국민들의 요구와 기대 역시 더욱 커진 이 시점에서, 제가 헌법재판관으로 취임하게 되어 더 없이 영광스러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1988년 출범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헌법질서를 수호하고 헌법적 가치를 실현함과 동시에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해 옴으로써 국민의 확고한 지지를 받는 헌법기관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이는 모두 선배 재판관님들을 비롯한 헌법재판소 가족 한분 한분이 헌법수호의 의지를 가지고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선배 재판관님들과 여러분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앞으로 헌법재판관의 직분을 수행함에 있어, 저는 투철한 헌법관과 헌법수호의식, 국민의 기본권보장에 관한 확고한 소신을 더욱 갈고 닦아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사명과 임무를 완수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언제나 날선 헌법적 감각과 신독(愼獨)하는 자세로 헌법재판에 임하고, 균형 잡힌 시각과 열린 마음으로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의 기본권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정부 또는 입법의 목적이 선의(善意)에 기인하고, ‘더 높은 정의를 위하여’라는 명분을 저는 항상 경계할 것입니다.
행정부 또는 입법부가 헌법을 위반하는 것은 ‘하나의 사건’이지만, 재판관이 이를 승인하면 이는 ‘헌법의 원칙’이 되고 만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겠습니다.
나아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법치주의, 시장경제질서의 건전한 발전, 국제평화주의라는 우리의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것은 물론, 우리 사회의 갈등과 다양한 이념을 조정하고 통합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저는 헌법재판이라는 용광로를 통하여 모든 사회적 갈등과 분쟁이 해결되고 용해(溶解)됨으로써, 우리 사회가 다양성이 존중되면서도 헌법질서 안에서 서로 화합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사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저는 우리 사회가 ‘헌법규정’과 ‘헌법현실’이 진정으로 일치하는 사회가 되어,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이 국민 모두에게 더욱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으로 거듭 나기를 희망합니다.
끝으로, 헌법재판소가 앞으로도 계속하여 국민의 전폭적인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으려면, 지금까지의 업적과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헌법재판제도 내지 헌법재판소의 운용상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연구, 검토하여 개선하고 시정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 또한 여러분과 함께 힘을 합쳐 해결하여야 할 과제입니다.
경청해 주신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4월 19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조 용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