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법의 지배를 통한 세계 평화의 달성’이라는 원대한 이념 아래 법의 날이 제정된 이래 50주년을 맞았습니다. 오늘 법의 숭고한 가치를 되새기고, 법의 준수를 다짐하는 행사를 갖게 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합니다. 올해는 현행 헌법의 시행과 함께 창설된 헌법재판소 창립 25주년이어서 그 의미가 한층 더 각별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하여 수많은 시련과 도전을 극복해 왔습니다. 세계적으로도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가장 짧은 시간 안에 동시에 이룬 모범국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높은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법치주의가 더욱 확실하게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법은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합의한 약속입니다. 공동체 전체의 복리향상을 위한 도구일 뿐만 아니라, 개인의 권익을 보장하는 장치입니다. 또한 법은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을 보호하는 기본 틀입니다.
합리적인 법제도는 국민생활의 편의를 향상시키며, 공정한 법집행은 국민의 준법의식을 제고하고 사회적 신뢰를 쌓게 될 것입니다. 또 거래비용을 감소시키고 의사소통을 활성화할 것입니다. 법의 지배는 단순한 경제지표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사회적 자본이 되어,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하는 길을 열 것입니다. 나아가 모든 국민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되는 품격 있는 사회로 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거나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몇몇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법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법조계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재판과 법집행은 불편부당하여야 하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등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더욱 다가서야 합니다.
새로 제5기 재판부가 구성된 헌법재판소는 항상 헌법과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어려운 국민의 그늘진 곳과 절박한 목소리를 찾고 들음으로써, 자유와 권리의 보장 요청에 신속하고 확실하게 응답하고, 사회와 국민의 통합이라는 헌법정신을 구현하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오늘 ‘법의 날’을 맞아, 법과 법치주의의 진정한 의미와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김으로써, 국민 모두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행복을 더욱 확실하게 누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