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중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 이어 비제조업 PMI도 부진한 수치를 기록하면서 중국 경기 회복이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국내 증시에는 낮은 중국 경제성장률에 따른 학습효과가 반영돼 부정적 영향이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3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서비스업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지난달 비제조업 PMI가 전월 대비 1.1포인트 내린 54.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발표된 4월 제조업 PMI도 50.6으로 집계돼 지난달(50.9)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경기 확장의 기준이 되는 50선을 상회했지만 시장 전망치(50.7)를 밑돌았다.
박석중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주된 요인은 내수 소비와 제조업 설비투자 둔화세에서 찾을 수 있다"며 "특히 중국 정부의 반부패정책이 추진되면서 국영·민간기업의 소비가 크게 줄었고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피해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온 제조업·비제조업 PMI지표는 중국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음을 뜻한다. 매년 3,4월 기대되는 계절적 효과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2월까지는 춘절의 영향으로 조업일수가 제한돼 생산성이 떨어지지만 3~4월에는 생산 활동이 다시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 시기에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제조업 PMI가 하락한 것은 경기 회복세가 크게 둔화됐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력이 얼마나 될 지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중국 경기에 따라 움직이는 소재·화학업종이 관심사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3년만에 최저치(7.8%)를 기록했고, 1분기에는 7.7%까지 내려가면서 국내 증시가 이미 '적응'을 마쳤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박 연구원은 "우려감이 이전부터 미리 반영됐기 때문에 증시에 크게 영향을 미칠 부분은 없을 것"이라며 "경제성장률의 앞자리가 '8' 대신 '7'을 기록한 시점부터 학습효과가 나타났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박상규 BS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는 다음달까지도 부진한 기조가 이어지는지를 살펴본 후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소비가 늘어 중국의 수주가 증가할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잇따른 경제지표 부진에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중국 경제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했다"며 "성장 동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기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리커창 총리가 현재 경제성장률을 낮은 수준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석중 연구원은 "리커창 총리는 연말부터 현재까지 중국의 적정 경제성장률을 7.5%로 잡고 있다"며 "아직 7.7% 성장률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자료제공=HMC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