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남양유업(003920)이 대리점을 상대로 전산발주를 조작하거나금품을 요구 하는 등의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6일 남양유업 대리점피해자협의회에 따르면 남양의 물품 공급은 대리점주들이 회사가 관리하는 전산 프로그램(PAMS21)에 물품명과 수량을 직접 입력하거나 지역별 지점에서 전화로 주문을 받으면 물류센터에서 대리점으로 배송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하지만 일부 대리점에서는 전산 프로그램에 품목과 수량을 입력하면 다음날 또는 2일 후 전혀 다른 품목이 배송되거나 훨씬 많은 수량의 물품이 배송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이창섭 왕십리대리점을 비롯한 대리점피해자협의회 점주들은 지난달 2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와 함께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고소장을 통해 "본사의 지시에 따라 해당 영업팀장과 사원은 대리점이 전산에 입력한 발주 내용을 수정하거나 조작해 배송을 의뢰하고 강제로 물품대금을 청구해 왔다"며 "이를 항의하면 계약을 해지할 듯한 발언으로 위협했고 보복적 밀어내기를 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협의회는 해당 영업팀은 명절이나 직원들의 퇴직 또는 인사이동, 직원들의 경조사가 있으면 명절 떡값, 전별금, 하례금 등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변호인단은 "떡값 등으로 보낸 금융거래 내역은 계좌만 확인해봐도 충분하나 해당 영업팀은 떡값 일부를 본사로 상납하고 있다고 한다"며 "상납의 관행이 존재하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소장이 접수된 지 한 달 후인 이달 3일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서버 등 자료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밀어내기와 전산발주 조작, 떡값 상납 등의 행위가 본사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지에 관한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21일 남양유업 왕십리대리점 전산발주 화면 캡처. (사진제공=남양유업 대리점피해자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