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7개월만에 단행된 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10일 증권가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이 코스피 지수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는 있지만 추세적 상승의 계기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연 2.5%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인하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만이다.
정문희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전날 단행된 금리 인하가 코스피 지수의 하단을 견고하게 다지는 역할을 할 수는 있다"며 "다만 아직 펀더멘털 부분이 회복세로 돌아설만한 지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추세적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중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금융시장에 긍정적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증시의 즉각적 변화를 이끌기는 힘들 것"이라며 "펀더멘털 개선을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실물 지표의 회복이 지체될 경우 증시가 기대감으로만 지속적으로 오르기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에서다. 금리 인하 후 기업 대출이나 투자가 활성화됐다는 지표가 나온 후에야 추세적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리인하가 단행됐던 이후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원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0년 이후 기준금리 인하는 이번을 제외하면 모두 16번에 걸쳐 실시됐는데 이후 한 달간 코스피 지수가 상승한 경우는 9번으로 평균 수익률은 0.54%였다"며 "2000년 이후 코스피 지수의 월간 수익률이 0.67%임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원인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IMF위기 이후 개선되면서 금리변화가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점이 언급됐다.
최 연구원은 "90년대에 비해 금리 변화 영향력이 크게 축소됐기 때문에 이번 금리 인하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장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금리인하가 외국인의 수급이 개선될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한국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명실공히 부양 기조로 돌아섰다는 인식을 줄 수 있게 됐다"며 "정책 불확실성과 환율 부분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사례를 분석한 결과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순매수가 기준금리 인하 이후 평균 3개월간 지속되는 패턴이 발견됐다"며 "이번 조치도 외국인 수급 개선에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