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뒷걸음질 '글로벌 증시', 상승추세 마무리되나

일시조정 vs. 추세전환..출구전략 시행 주목

입력 : 2013-05-27 오후 6:10:40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부양 조치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은 고조되고 있다.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던 선진국 증시가 최근 일제히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출구전략 가능성, 중국 제조업 경기 악화, 일본 아베노믹스 부작용 등이 이와 같은 선진국 증시 폭락의 주요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가시화됨에 따라 자금이 대거 이탈해 증시가 추세적인 하락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증시의 추가 상승기조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당분간 조정 장세가 불가피한 것일 뿐"이라며 지수 반등 가능성을 점쳤다.
 
◇잘나가던 선진국 증시, 상승 랠리 '주춤'
 
◇닛케이225 지수 월별 추이(자료제공=대신증권)
일본증시를 시작으로 잘나가던 선진국 증시의 강세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일본이 미국에 이어 양적완화 행렬에 동참한 지난해 11월 이후로 지속돼온 글로벌 증시 상승세가 지난주에 크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일본 증시는 올해만 45% 가까이 뛰며 상승 랠리를 이어갔으나, 지난 23일에는 무려 7.23% 하락하는 등 패닉장이 연출됐다. 일본 증시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2년여만에 처음으로 7%가 넘는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것이다. 27일에도 3.22% 내리며 추가적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S&P500지수와 다우존스 지수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던 뉴욕 증시의 상승세도 한풀 꺾이고 있다. 특히, 지난주에 주간 흐름으로는 다우존스 지수가 0.3%, 나스닥과 S&P500 지수는 각각 1.1% 내리는 등 지난 4월 중순 이후 5주 만에 첫 내림세를 기록했다.
 
유럽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주 유럽 주요국 증시도 5주일 만에 처음으로 일제히 약세장으로 마감했다. 일본증시가 폭락했던 지난 23일에는 범유럽권지수인 Stoxx유럽6000지수가 2% 내리며 10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美·中·日 연이은 글로벌 악재..연준 QE 축소부터 日금리 우려까지
 
글로벌 증시가 주춤하고 있는 데에는 우선 미국 연준의 출구전략 우려가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2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연준의장은 "고용시장 개선세가 지속될 경우 향후 몇 개월 내에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날 발표된 연준 정책회의 의사록에도 다수의 위원들이 이르면 6월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조이 아메리프라이스 파이낸셜 수석 스트래지스트는 "시장이 투자전략을 새롭게 짜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경제에 대한 연준의 판단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경기 위축 가능성도 글로벌 투자심리를 급격히 냉각시켰다. 중국의 5월 제조업구매관리자(PMI) 지수가 49.6으로 하락하면서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기 때문이다.
 
후안 에스테반 발렌시아 소시에떼제네랄 스트래지스트는 "중국 PMI가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친 데다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까지 겹쳤다"며 "그동안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선호 심리가 뚜렷했었지만 투자심리가 급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가장 큰 폭으로 곤두박질 친 일본 증시에는 국채금리 급등 우려까지 더해졌다. 불안한 국채 시장이 일본의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 전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 주요 외신은 "일본 증시 폭락은 아베노믹스가 불안하다는 증거"라며 "일본 국채금리 상승이 아베노믹스에 현실을 점검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美 유동성 파티 끝?.."상승 모멘텀 잃을 것" vs. "일시적 조정일 뿐"
 
일부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실제로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해 글로벌 유동성을 거둬들이기 시작할 경우, 각국 증시 내 자금이 급속도로 빠져나가 시장이 충격에 빠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가이 포스터 브루윈돌핀 포트폴리오 전략팀장은 "증시는 지금까지는 대체로 양호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경기부양책 축소 우려가 더 커져 상승 모멘텀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크 스피츠나젤 유니버사 인베스트먼트 사장도 "시장이 비정상적이고 왜곡돼 있음을 투자자가 깨닫기 시작했다"며 "특히, 뉴욕증시는 앞으로 6개월 내에 20% 이상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증시 부진함을 추세전환이 아닌 일시적인 조정 측면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히로키 타카시 모넥스 수석 스트래지스트는 "그동안 시장이 조정 없이 가파른 랠리를 이어왔다"며 "따라서 더 큰 상승 탄력을 받기에 앞서 조정 장세가 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특히 일본 증시와 관련해 최근의 폭락은 전형적인 조정 장세이며, 펀더멘털의 확실한 변화가 없는 한 추세적으로 하락반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닉 비크로프트 삭소캐피털마켓 스트래지스트는 "일본 증시가 추가로 5~10% 떨어진 후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닐 샤도 에디슨인베스트먼트 애널리스트는 지난 12개월 동안 약 25% 상승한 영국증시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5~7% 추가 상승해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유로존 위기가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증시가 일시적인 조정을 받은 후 추가 상승세로 다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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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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