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남양유업(003920) 본사와 피해대리점협의회와의 합의가 지지부진하자 현직 점주들이 심각한 매출 부진을 호소하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남양유업 전국대리점협의회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성명서에서 "본사는 대리점협의회 회원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상생 방안도 우리를 제쳐놓고 피해 대리점주들에게 제시하고 있다"며 "또 피해 대리점주들과의 보상을 신속하게 진행하지 않으면서 우리에게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안희대 대리점협의회 회장은 "남양유업은 과연 피해 대리점주들과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고 사태를 원만하게 매듭지을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며 "또 피해대리점협의회는 언론을 통해 우리를 본사의 사주를 받은 어용단체라 비방하고 호도하는 행위를 중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으로 협의회는 모든 대리점의 이익을 대변하고 협상의 주체가 될 것임을 본사와 피해대리점협의회에 공표했다.
안 회장은 "본사는 피해대리점협의회와 피해보상에 한정해 협상하고 전체 대리점에 대한 지원과 보상책의 협의는 본 협의회와 진행해야 한다"며 "당장 생계가 급하므로 남양유업은 우리와 즉각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현재 일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품 불매운동 중단을 위해 피해대리점협의회에 대화를 제의했다.
그는 "밀어내기보다 무서운 것이 매출 저하로 대리점이 망하는 일"이라며 "전직 대리점들은 불매운동에도 피해가 없겠지만 현직 대리점들은 당장 거리에 나앉을 상황"이라고 읍소했다.
이와 함께 본사를 상대로 현직 대리점에 실질적인 혜택아 돌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불공정행위를 감시하기 위해 설립할 예정인 기구에 협조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사태를 비롯한 최근 업계의 횡포에 대해 정치권에도 갑을 관계 상생법안을 만들어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김병렬 협의회 사무총장은 "대리점별 매출 차이가 있으므로 정확한 수치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시판 대리점은 50% 정도 손실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며 "특히 방판 대리점은 매출이 곤두박질친 상태고 판촉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직 대리점주들 역시 피해의 중심에 서있어 정말 애절하고 국민에게 호소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우리의 목소리가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전국대리점협의회로부터 공식적인 접촉이 없었으므로 입장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이후 상황을 지켜본 후 대응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훈 피해대리점협의회 총무는 "애초 해당 현직 대리점주들의 협조가 있었다면 불매운동까지 이르지 않았을 텐데 이제 와서 호소한다고 하니 아쉽다"며 "우리의 단체교섭안을 본사가 수용하도록 함께 요구하고 진정성 있게 대화를 제의한다면 응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양유업 본사와 피해대리점협의회는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1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협의를 마쳤다.
이후 24일 서울역 KTX역사 회의실에서 열린 2차 교섭에서 본사는 기존에 발표했던 상생 자금 500억원에 생계 자금 100억원을 추가하는 등 지원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협의회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다음 협의에서 문제 제기하려 했으나 28일 예정됐던 3차 교섭은 무산됐다.
◇29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남양유업 현직 대리점주들이 본사와 피해대리점협의회의 조속한 합의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해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