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승수)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영등포에 본인 거주 포함 총 3층 5가구 규모의 다가구주택을 소유한 이형진(가명)씨는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민의 발단은 최근 계약 만료로 세입자가 2명이 한꺼번에 나가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이씨는 새로운 세입자를 모시기 위해 도배, 장판을 새로 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세입자를 들이기 위해 들어가는 중개수수료도 부담스럽니다.
인근에 임대형 단독주택과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도 꾸준히 새로 지어져 세입자 모시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 뻔해 기분이 좋지 않다.
노후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다가구주택을 마련했지만 지출은 늘고, 수익은 점점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씨는 지출비용을 아끼기 위해 도배 기술이라도 배워볼 생각까지 하고 있다.
임대형 주택이 범람하기 시작하며, 풀뿌리 임대업자들의 수익에 초비상이 걸렸다. 임차인 모시기 경쟁 심화로 임대료를 대폭 내리면서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거기에 세입자의 이동까지 잦아져 지출까지 늘고 있다. 일부 임대인은 도배·장판 등 세입자 교체 준비 비용을 아끼기 위해 기술을 배우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5월 전국 월세가격은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 2개월 연속 내림세다. 특히 매매시장의 호황기를 보낸 지방보다 매매시장 침체기 임대주택이 시장을 주도한 수도권의 하락세가 크다. 지방은 보합을 기록한 반면 수도권이 0.2% 하락했다.
주택유형별로는 오피스텔이 0.4%로 가장 큰 낙폭을 보였으며 연립·다세대(-0.3%), 단독주택(-0.2%), 아파트(-0.1%) 순으로 하락했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1~2인가구 중심으로 재편되고, 틈새상품으로 떠오른 소형 임대주택. 인기가 치솟는 만큼 공급이 집중됐고 그 부작용이 현실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원룸 등 임대주택 공급 증가로 인해 임대료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임대주택이 넘쳐나기 시작하며 선택의 폭은 넓어졌다. 역세권과 대학가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월세집이 남아도는 상황이다. 특히 월세는 통상 1년으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 2년 계약이 통용되는 전세에 비해 이동이 자유롭다.
반면, 월세 하락과 세입자의 잦은 이동에 집주인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월세주택은 계약기간 동안 사용권만 넘겨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집과 관련된 보수·개량을 집주인이 책임진다.
특히 최근 임대주택 과잉 공급으로 세입자 모기기가 어려워지면서 이들을 유인하기 위한 도배와 장판 등 주택 보수는 필수가 됐다. 새로운 세입자를 소개해 준 중개업소에는 수수료도 지불해야 한다. 월세는 점차 낮춰야하는데 지출은 많아지며 수익률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자칫 공실로 남을 경우 수익률 하락각은 더욱 가팔라진다.
더 큰 문제는 믿음직한 세입자가 나가고 불량 세입자를 들였을 때의 마음 고생이다. 월세가 밀린다거나 시설의 훼손을 집주인에게 전가시켜는 세입자로 인해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씨는 "수치상으로는 아직 은행 이자보다 수익이 좋지만 매번 세입자를 들이는 과정에서 지출과 불량 세입자를 들였을 때를 생각하면 과연 남는게 있나 싶다"면서 "최근에는 임대주택이 많아 세입자들 들일 수 있을까하는 걱정까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