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코넥스 출범..창조경제 '동력' 될까

입력 : 2013-07-01 오후 7:50:24
[뉴스토마토 박 수 연 기자] 앵커: 창조경제를 내세운 박대통령이 또 한번 팔을 걷어부쳤습니다. 중소·벤처기업 자금줄 확보를 위한 또 하나의 신시장, 코넥스가 구축됐는데요. 자세한 소식 전해주시죠. 박기자.
 
기자: 네. 그렇습니다.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렵다는 점, 꾸준히 제기돼왔던 문제였죠. 이같은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하기 위해 바로 오늘 코넥스 시장이 야심차게 출범했습니다.
 
코넥스란 Korea New Exchange의 약자로 코스닥 시장 상장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입니다. 지난 1996년 나스닥 시장을 본따 출범한 코스닥 개설 이후 17년 만에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입니다.
 
코넥스 시장 출범은 박근혜 정부가 내건 창조경제 정책 기조와 맞닿아 있는데요. 규모는 작지만 기술력과 잠재 성장력이 높은 중소·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규모가 작고 잠재성장력이 높은 기업들 위주로 상장이 된다고요. 아무래도 코스닥과의 차별화가 있어야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코넥스의 상장 문턱은 코스닥보다 낮습니다. 자기자본 30억원이 넘어야 하는 코스닥 시장과는 달리, 자기자본 5억원, 매출액 10억원, 순이익 3억원, 이 세가지 요건 중 한가지만 충족시키면 무난히 코넥스에 입성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또,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 사항이 없고 공시의무도 코스닥보다 적은 29개로 감소되는 등 상장 후 의무규정도 대폭 완화됐습니다.
 
또 이번 코넥스 시장에는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지정자문인 제도가 도입됐는데요.
 
고위험 투자에 따른 부작용을 최대로 줄이기 위해 증권사들이 직접 상장 기업을 발굴하고 심사해 흙 속의 진주같은 기업들을 찾아내는 겁니다. 상장에 편의를 돕기 위한 제도로 증권사는 꾸준한 수익 창출 방안을, 상장기업은 손쉬운 상장여건이 마련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야심차게 출발한만큼 오늘 개장 분위기 들떴을 것 같은데요. 개장식 분위기는 어땠나요.
 
기자: 네. 사실 오늘 개장식에는 핵심 인사들이 속속 빠져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우선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공식일정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개장식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직접 기조자로 나서 창조경제를 천명하진 않은 겁니다.
 
거래소 이사장도 현재 공석인 상태여서, 부이사장이 직무대행을 했구요. 금융투자협회장과 코넥스 시장 지정자문사 대표들도 일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코넥스 시장에 대한 정부와 기관의 기대감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구요. 새로운 사업모델로서 양호한 수익창출의 시장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감이 맞물려 이같은 분위기를 낳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첫날 관심도의 폭은 넓지는 않았던거군요. 그럼 이번에 첫 상장된 기업들은 어떤 기업들인지 시초가는 어떤지 상황 자세하게 말씀해주시죠.
 
기자: 코넥스시장은 업계와 정부의 관심이 낮았던 것과 비교해 일단 첫날 우수한 성적표를 거둔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코넥스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은 모두 21개사입니다. 바이오 기업이 5개, 반도체 장비 기업이 4개로 IT, 바이오 비중이 가장 컸습니다.
 
상장기업중에는 작년 매출액이 1천억원에 육박하는 IT 인프라 구축 전문업체 아이티센시스템즈와 전자지급결제 서비스업체 옐로페이의 경우 1000대 1의 규모차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두 기업 모두 상한가를 기록하며 규모와 다르게 시장의 관심이 높은 기업임을 입증했습니다.
 
코넥스 기업의 오늘 시가총액 규모는 4700억원 수준이며 거래량은 22만주를 기록했습니다.
 
거래시작 직후 상장종목 21개 가운데 거의 절반 가까이인 10개 종목의 시초가가 형성되지 못했지만 마감 후에는 1개의 기업을 제외한 20개 종목의 가격이 형성됐습니다.
 
종목 종가는 평가가격 대비 평균 163% 상승했는데요. 오늘 기관은 9억8000만원 정도를 순매수 했고, 개인은 7억3000만원정도를 순매도해 비교적 양호한 거래 흐름을 보여줬습니다.
 
앵커: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결국 시초가가 형성되지 못한 기업도 나왔다는 거군요. 이제 막 출범하긴 했지만 적극적인 시장 활성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은 조심스러워 보입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활발한 참여와 거래 활성화, 이것들이 바로 코넥스의 핵심 원동력인데요.
 
가장 큰 쟁점은 과연 '매도'가 활발히 이뤄질 것인가 입니다. 수요야 많기 때문에 매수자는 많겠지만 매물이 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면 시장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는거죠.
 
코넥스 시장은 규정상 예탁금을 3억원 이상 보유한 개인투자자들만 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로 기관 투자자들이 거래의 주축이 되는데요. 일종의 투기로 이어지지 않고 이들이 활발하게 거래를 이어나가며 적절한 균형상태를 이뤄나갈지가 발전 핵심 포인트가 되는 겁니다.
 
사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설립됐던 장외 주식시장이죠, 프리보드가 현재로선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점을 봤을때, 코넥스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도 기대반 우려반인 셈입니다.
 
내부적으로 능력이 부족한 기업이 상장될 가능성이 있어 기업건전성 우려가 있고, 투자 위험이 높다는 점, 정보가 폐쇄적이라는 점 등으로 자칫 투기 시장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앵커: 네. 말씀하신 제 2의 프리보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기업, 투자자, 정부 등 다방면에서 노력이 절실한 것 같군요. 향후 코넥스 시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로 확대될지, 정부는 어떤 지원 방침을 내놓고 있는건가요.
 
기자: 네. 오늘 코넥스 개장식에서 연사로 나선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개장 초기 불안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기존 정규시장과의 연계를 통해 기업의 단계별 성장을 연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거래소는 올해 연말까지 코넥스에 50개사가 상장해 시장 규모가 약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상장기업이 1000여개를 달성하고 시가총액 14조원에서 21조원 규모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날 개장식에 참여한 21개 기업 대표들은 1~2년안에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요.
 
공식적으로 상장기업이 될 경우 비상장사보다 대외 이미지가 높아지고, 수출환경도 유리해진다는 점에서 이들 기업들은 일단 나름 고무돼있는 상탭니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 등이 계속 꾸준하게 힘을 실어주고 있고, 최근 경직돼있는 증시에 숨통을 틔워줬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상황을 관측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작지만 강한 기업들의 단계별 성장이 가능하게끔 하는 튼튼한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코넥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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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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