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지난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 프랜차이즈업계가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2일 "경제민주화와 동반상생의 관점에서 일정 수준의 개정은 업계의 발전을 위해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하지만 업계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가맹법 개정안 통과에 허탈함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상생은 사라지고 '을'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운 정치권의 몰아붙이기식으로 인한 최대 피해는 100조원 시장 규모로 성장한 토종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협회는 개정안 중 가맹본부가 예비창업자에게 예상 매출액의 범위를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을 '독소조항'이라고 규정했다.
개정안은 연 매출 200억원 이상, 가맹점 100곳을 넘는 가맹본부는 창업자와 계약을 체결할 때 예상 매출액의 범위와 산출근거를 반드시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실제 매출액이 예상 매출액과 차이를 보이면 이를 허위·과장 광고로 판명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억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할 수 있다.
조동민 프랜차이즈협회장은 "점포의 매출은 브랜드, 상품, 상권, 경쟁, 점주역량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아무리 영업을 표준화하더라도 이들 요인과 매출과의 상관성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없다"며 "실제 매출이 예상보다 적어지는 것을 모두 가맹본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맹점주들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개정안이 오히려 가맹사업의 근간을 저해하여 결국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사이에 분쟁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통령령에 담겨질 세부 시행령에는 업계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하는 업체들도 이번 개정안이 담고 있는 내용에 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같은 상권의 매장이라도 가맹점주의 노력에 따라 매출이 천차만별인데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가맹본부에 책임을 지우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처사"라며 "자영업자 살리기에만 치중해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에 지장을 주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개정안에 따른 피해로 작은 규모의 업체는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고 이는 산업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프랜차이즈 산업을 육성해야 할 마당에 이러한 상황에서 어느 누가 창업에 나서려고 하겠는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