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절차적 정의에 기여하고 싶을 뿐"

"다음 대선 공정하게 치러지는 것 우선..문재인, 안철수 등 협력 촉구 역할"

입력 : 2013-07-03 오전 6:47:56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대선 개입 국기문란 사태 속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2일 "다음 대선이 정부기관 등에 의해 조직적으로 불법이 자행되는 부정 없이 공정하게 치러져, '과정이 정의롭기 때문에 누가 당선되도 정의'인 민주주의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기여를 하고 싶을 뿐"이라고 밝혔다.
 
표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고맙지만 부담스러운 (정치적) 칭찬과 평가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자신을 "장판교 전투의 조자룡"에 비유하며 "반드시 국회에 보내고 싶다"고 극찬한 것에 대한 대답인 셈이다.
 
(사진=박수현기자)
 
표 전 교수는 "전 분명히 제가 늘 해오던, 제 분야인 '범죄사건의 진실 규명'에 참여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비록 제가 공식적으로 맡은 사건은 아니지만, 관여하게 된, 정치적 의미가 담긴 범죄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정치적 의미가 담긴 역할을 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현재의 상황을 짚었다.
 
그는 "정치적 편이나 소속이 없고, 그저 사건의 진실에만 관심이 있다보니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분명하고 선명하고 용감해 보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며 "물론 그 반대로 오만하고 공격적이고 편파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고 봤다.
 
그는 이어 "제가 정말 정치를 염두에 두거나 정치에 참여한다면, 아마 지금 정치를 하고 계신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보다 결코 잘 하지 못할 것이다. 너무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지금 정치를 하고 계신 분들, 과거 민주화를 위해 몸바친 투사들부터 검·판사 등 최고의 엘리트까지 날고 긴다는 분들"이라고 했다. "칭찬은 고맙지만 많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표 전 교수는 차기 대선이 공정한 절차로 치러져 절차적 정의가 구현된 뒤에는 "국정원 사건 가담자 등 헌법과 민주주의를 훼손한 주범들이 밝혀지고 퇴출되고,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 정치인들이 주류를 이룬다면 새누리당의 당원이 될지도 모른다"고 털어놨다. 표 전 교수는 자칭 '보수주의자'다.
 
그는 "아니면 영원히 무당파 시민으로 남아있을 수도 있다. 물론 다른 정당이나 정치세력에 합류할 수도 있겠다"며 "하지만 모두가 다음 대통령선거가 공정하게 치뤄진 이후의 일"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그때까지는 그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정원 사건의 진실이 규명되고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면서 "당연히 이 사건의 피해자이며 진실규명에 앞장서는 민주당과 여러 협력·공조를 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표 전 교수는 "하지만 국정원 사건의 진실 규명과 정의 실현 이외의 사안에 있어 민주당 편을 들거나 민주당과 함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는 진보정의당과 통합진보당도 마찬가지이고,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마찬가지"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새누리당 소속의 정의롭고 합리적인 분들께서 동참하신다면 그분들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나 대학생연합회, 총학생회, 개인시민 들도 마찬가지"라면서 "제가 바라는 '정의' 구현을 위해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등 훌륭한 정치인들의 협력과 화합을 촉구하고 이를 위한 역할도 할 것"이라는 구상을 전했다.
 
아울러 "전 계속 여러분 앞에 서며 지명도도 높이고 신뢰와 지지도 많이 받고 싶다. 그래서 그 힘과 영향력을 활용해 훌륭한 정치인들과 그 지지자들이 서로 작은 일로 반목하고 갈등하지 않도록, 뜻을 함께 하시는 시민들과 함께 촉구하고 요구하고 꾸짖고 칭찬하고 싶다"고 바랐다.
 
그는 "그래서 일단 현재의 '부정하게 결탁한 권력의 연합'을 깨고, 제대로 된 민주주의, 우리 헌법에 나와 있는 민주주의가 구현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면서 "우리가 3.1 운동과 독립투쟁에 참여한 선조들과 6.25 전쟁에 참전한 선열들과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선배들 덕에 지금의 번영과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듯이, 우리 아이들이 미국이나 유럽에 뒤처지지 않는, 적어도 일본보다는 나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아가는 데 일조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우리 모두 패배주의, 냉소주의에 빠지지 말고 '바꿀 수 있다', '좋은 세상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뒤 "고맙다"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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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