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지방에서 1심 재판을 진행한 당사자들이 항소할 경우 고등법원이 아닌 해당지역 지방법원에 설치된 고등법원 원외재판부에서 재판을 받도록 한 것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홍모씨가 "특정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항소심을 고등법원이 아닌 원외재판부에서 받도록 하는 것은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기각했다.
재판부는 "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역시 고등법원의 재판부 중 하나로서 단지 재판부가 지방법원 소재지에 있다는 점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고등법원 판사에 의한 심리검토가 이루어진다는 점에 있어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며 "재판 내용의 전문성과 공정성은 법원의 규모나 담당 재판부의 소재지 등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재판장의 요청에 따라 고등법원 원외재판부에 접수된 사건 중 고등법원에서 재판함이 상당한 사건은 고등법원에서 재판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사건의 경중과 전문성에 따라 재판사무 분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두고 있으므로, 근거 법조항이 재판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강원도에 사는 홍씨 등은 2012년 10월 강원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를 상대로 수용재결처분 무효소송과 함께 처분집행정지 신청을 냈으나 모두 기각되자 항소했다. 그러나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역시 지난달 홍씨 등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홍씨 등은 "고등법원 원외재판부에서 재판받는 것은 고등법원에서 재판받는 것보다 전문성이나 공정성 등의 측면에서 불이익하다"며 원외 재판부 재판 근거 규정인 ‘고등법원 부의 지방법원 소재지에서의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 4조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고등법원 원외재판부란 고등법원 관할구역 안의 지방법원 소재지에서 사무를 처리하는 고등법원의 재판부를 말한다.
고등법원과 거리가 먼 소송당사자의 편의를 보장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법원조직을 지역적으로 분산해 재판사무의 효율적인 분담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현재 전국적으로 ▲부산고등 창원재판부 ▲대전고등 청주재판부 ▲광주고등 전주재판부 ▲광주고등 제주재판부 ▲서울고등 춘천재판부 등 5개 원외재판부가 개설되어 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사진=헌법재판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