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증권사 직원이 고객의 증권을 임의로 매매했을 때 소속 증권사까지 처벌토록 한 양벌규정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종업원의 임의 매매로 인해 벌금형을 선고받아 판결이 확정된 증권회사 등은 법원에 재심청구 등을 통해 구제가 가능하게 돼 관련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수원지법 안산지원이 "직원의 증권 임의매매 제한규정을 위반한 경우 법인에게 벌금형을 부과토록 규정한 해당 규정은 책임주의 원칙 등에 반해 위헌"이라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해당 법률조항은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의 종업인 등의 범죄행위에 관해 비난할 근거가 되는 법인의 의사결정 및 행위구조, 즉 종업원 등이 저지른 행위의 결과에 대한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률조항은 단순히 종업원 등이 업무상 범죄행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법인게 형사처벌을 과하고 있다"며 "이는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라고 판시했다.
D증권사는 종업원 조모씨가 고객 강모씨의 유가증권 매매거래에 대한 위탁을 받지 않고 2008년 1~3월 I사의 주식을 임의로 매매했다는 이유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됐다.
이후 D증권사는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청구를 한 뒤 재판이 계속되던 중 처벌의 근거가 된 구 증권거래법 215조 중 ‘법인의 대리인?사용인 기타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해 위반행위를 한때에는 법인도 벌금형을 과한다’는 부분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제청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