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대내외 경기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한 벤처기업 수가 416개로 집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9.2% 증가한 수치다. 다만 10% 후반대에서 30%까지 기록했던 최근 3년간 증가세보다는 다소 주춤했다.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는 16일 2012년도 결산 기준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벤처기업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2005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천억벤처 기업은 6.1배 증가했다.
◇기준연도별 벤처천억기업수(자료제공=중소기업청)
업종별로는 기계·제조·자동차 등 일반 제조업(52%)과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 등 첨단 제조업(32%) 등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특히 에너지·의료(기)·정밀 등 첨단제조분야가 50%, 소프트웨어와 정보통신·방송서비스 분야 역시 60% 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소재의 기업이 235개사로 전체의 56.5%를 차지해 벤처기업 역시 수도권 쏠림 현상이 여전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벤처기업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정보, 인력, 기술 등에 있어 지방의 한계가 확연한 것으로 분석된다.
창업 후 매출 1000억원 돌파에 걸린 기간은 평균 17.0년으로, 지난해(16.1년)보다 1년여 늘었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를 시작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그 여파를 고스란히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내수경기 침체도 한몫을 담당했다는 평가다.
업종별로는 통신기기·방송기기(11.2년) 업종이 천억벤처 도달까지 그 기간이 가장 짧았던 반면, 에너지의료·정밀 업종과 음식료·섬유·(비)금속 업종이 20년으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R&D(연구개발) 투자 및 해외시장 개척 등의 혁신노력을 통해 7년 이내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기업은 (주)엔피디, 대우디스플레이(주), (주)육일씨엔에쓰, (주)유비스, (주)에이테크오토모티브, (주)원익머트리얼즈 등 6개사로 조사됐다.
이번에 신규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기업은 54개사로,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 업종(14개)과 음식료·섬유·(비)금속 업종(11개)이 가장 많았다. 1000억 달성 소요기간은 평균 17.4년으로, 그 기간이 짧은 업종으로는 통신기기·방송기기 업종(10년)이었으며, 가장 긴 업종은 음식료·섬유·(비)금속 업종(22.4년)으로 집계됐다.
천억벤처 기업 중 3년 연속 20% 이상 매출이 증가한 기업을 일컫는 이른바 '고성장 벤처'는 39개사로 나타났다. 기계·제조·자동차 업종(15개)과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 업종(11개)에 주로 분포했다.
매출 1조원 벤처로는
NHN(035420)이 지난 2008년 1조원 매출을 달성한 이래 5년 연속 매출 1조원대를 유지했다. 넥슨코리아와, 한국니토옵티칼,
성우하이텍(015750), 유라코퍼레이션이 이번에 새로 1조원 벤처에 진입했다. 지난해 1조 매출 기업인 (주)삼동은 이번에 제외됐다.
천억벤처 기업의 매출액 합계는 89조2000억원을 기록해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6.3%에서 2012년 7.0%로 증가했다.
업체당 평균 고용인력은 351명으로, 전년에 비해 8.6% 증가했다. 이들의 최근 3년간 고용증가율은 중소제조업(3.5%)의 2.5배, 대기업(4.7%)의 1.8배로 나타났다. 중기청은 "벤처기업의 성장이 경제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생산의 주역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처천억기업의 평균매출액과 매출액 증가율(자료제공=중소기업청)
성장성 역시 중소기업과 대기업에 비해 뛰어났다는 분석이다. 천억벤처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2413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대기업(5.1%)와 중소기업(3.5%)에 비해 높은 수치다. 평균영업이익률(6.5%) 역시 대기업(4.8%)보다 높았다.
벤처기업의 성공요인으로는 꾸준한 R&D 투자 및 연구인력 확보, 글로벌 진출 전략 등으로 분석됐다. 매출액 대비 평균 R&D 비율은 2.4%로, 대기업(1.1%)과 중소기업 (0.6%)에 비해 두배 이상 높았다. 특히 고성장 천억벤처는 2.9%에 달했다.
국내외 특허권 보유건수는 36.3건으로 일반 벤처기업의 평균(3건)보다 무려 12배나 높았다. 특화된 기술 없이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결국 기술력이 벤처 신화의 근간이었다.
한편 중소기업청과 (사)벤처기업협회는 지난 2005년부터 '벤처천억기업조사'를 매년 실시해 오고 있다. 글로벌 재정위기 등 불리한 경제여건을 딛고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매진하고 있는 벤처기업들의 노고 격려와 사기 진작이 목적이다.
또 초기 벤처 및 예비창업자에게 성공모델과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차원에서 16일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매출 1조원 벤처기업과 신규 천억벤처 기업에 대한 트로피가 수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