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부모의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의 건강상태가 더 양호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바꿔 말하면, 저소득층 아동은 열악한 가정환경 때문에 건강격차가 발생한다는 것.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3일 '가정환경 요인에 따른 아동기 건강격차와 정책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열악한 가정환경이 저소득층 아동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부모의 소득을 중심으로 가정환경 요인에 따른 아동기의 건강격차를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분석 결과, 부모의 소득이 1% 증가할 때 자녀의 건강이 '매우 좋거나' '좋을' 확률은1~2%포인트 증가했다. 또 자녀의 연령이 높을수록 부모의 소득이 가지는 영향력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연수 KDI 연구위원은 "부모의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의 건강상태가 더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러한 관계는 자녀의 연령대가 높을수록 더 뚜렷하게 관찰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모의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빈혈, 아토피, 부비동염 등과 같은 질환의 진단연령이 평균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 소득수준에 따라 의료접근에도 차이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의료이용도의 차이는 건강보험 의료비의 높은 자기부담율 등 경제적 이유에 기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주양육자가 균형있는 영양섭취를 위한 식생활 지침을 준수하려고 노력할수록 자녀가 건강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주양육자가 저소득·저학력일수록 영양정보를 언론매체 등 비교적 객관성이 높은 정보원 보다는 가족·친지·이웃 등 주관적이고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습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연수 연구위원은 이러한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드림스타트사업, 영양플러스 사업 예산의 안정적 확보와 프로그램 개발 및 성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또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아동의 균형 잡힌 식생활 습관 체득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의 시행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건강격차는 건강이 형성되는 과정의 여러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가운데 예방적·진단적 의료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해 건강격차를 사전적으로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유아 건강검진, 필수예방접종 지원 등 기존 제도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