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차입금 의존도 '위험' 수준..600조 육박

입력 : 2013-08-21 오전 8:54:05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500대 기업의 평균 차입금 의존도가 위험 경계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절반은 경계선인 30%를 돌파해 재무구조가 매우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출 주력업종인 조선, 기계, 설비, 철강, 석유화학, 에너지, 상사 등의 차입금 의존도가 모두 30% 이상 경계선을 넘어서는 등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지난해와 올해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297개사의 대외 차입금 의존도를 조사한 결과 총 차입금은 578조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총자산 1959조원의 29.51%에 해당하는 규모로, 안전 수준으로 보는 '30% 이하'의 경계선까지 근접한 셈이다.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 말 29.11%에 비해 0.4%포인트 높아졌다.
 
차입금 의존도는 총자산(부채+자본)에서 차지하는 차입금 비중을 백분율로 표시한 재무지표로, 재무구조의 건실도와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수로 활용된다. 수치가 낮을수록 수익성과 자산구성 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보통 30% 이하를 안전한 수준으로 본다.
 
조사대상 297개 기업 가운데 차입금 의존도가 30%를 넘는 곳은 전체의 46%인 137개사에 달했고, 1년 새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진 기업 역시 전체 절반을 상회하는 160개사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운송업의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무려 48.9%. 1년 새 1%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어 공기업(38.7%), 조선·기계·설비(35.3%), 상사(35.1%), 철강(34.9%), 에너지(32.5%), 통신(32.0%), 석유화학(30.1%) 순으로, 9개 업종이 30% 선을 넘었다.
 
반면 제약(9.6%), IT·전기전자(14.7%), 서비스(19.7%), 식음료(24.8%), 건설·유통(25.3%), 자동차·부품(27.7%), 생활용품(28.6%) 등 8개 업종은 비교적 안정적인 자금 흐름을 유지했다.
 
30대 그룹 계열사로만 좁힐 경우 상장사가 없는 한국GM과 부영, 2곳을 제외한 28개 그룹의 차입금 의존도는 27.84%로 집계됐다. 1년 전(27.77%)보다 0.07%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28개 그룹 중 18곳은 지난해보다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졌고, 9곳은 낮아졌다. 그룹 전체로 차입금 의존도가 30%를 넘는 곳도 60%인 17곳에 달했다.
 
30대 그룹 중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높은 그룹은 현대그룹으로, 무려 비중이 64.5%에 달했다. 전체 자산 중 65%가량이 당장 이자를 내야 하는 부채인 셈이다.
 
전체 자산 중 절반 이상이 차입금으로 이루어진 그룹은 효성(57.4%), 동국제강(51.8%), 한진(51.2%) 등 3곳에 달했다. 40%를 넘는 그룹도 금호아시아나(48.1%), 동부(46.3%), LS( 44.1%), 두산( 44.1%) 등 4곳이었다.
 
차입금 의존도가 10% 미만으로,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고 있는 그룹은 S-Oil과 현대백화점이었다. 각각 9%와 9.9%였고, 삼성그룹 역시 10.3%로, 상대적으로 의존도가 낮았다.
 
기업별로는 극심한 경기불황을 겪는 해운업, 운송업 등의 차입금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SK해운의 차입금 의존도는 무려 86%에 달했고,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각각 77.8%, 70.8%로 조사돼, 해운3사가 나란히 '톱3'를 차지했다.
 
반면 현대홈쇼핑, GS홈쇼핑, 에스원, 남양유업, 엔씨소프트, 신세계푸드, 강원랜드, 한전케이피에스, 유한양행, 아이마켓코리아, 신도리코, 대덕전자, 덕양산업, 한국니토옵티칼 등 14개사는 차입금이 전혀 없는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었다.
 
CEO스코어는 "500대 기업의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의 수익이 급감해 현금 유동성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투자가 제자리 걸음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수익 감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출처=CEO스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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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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