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정해훈기자] 베이커리 시장의 선두 주자로 군림했던 크라운베이커리가 25년 만에 시장에서 퇴출당한다.
1990년대 1000여개까지 매장을 늘리며 업계 1위를 공고히 했던 크라운베이커리는 2000년대 이후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밀려 결국 가맹사업 포기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가맹점주들은 "오너가의 잘못된 판단이 가맹사업 철수의 직접적 원인"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크라운베이커리는 2006년 크라운제과의 창업주 고 윤태현 회장의 맏며느리이자 윤영달(사진)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의 부인인 육명희 대표가 경영 일선에 나섰다. 하락기에 접어든 크라운베이커리를 살리기 위한 일종의 구원투수인 셈이었다.
하지만 육씨는 대표이사에 오르기 전까지 크라운제과, 해태제과 고문을 지낸 게 사회경력의 전부였다. 결국 지속된 마이너스 성장에 육 대표는 7년 만인 지난해 5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경험 없는 대표'라는 오너가의 선택이 결국 자충수가 돼 현재의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크라운베이커리는 2011년 427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5년새 매출은 56.14% 떨어졌다.
특히, 매년 30억~40억원 가량의 손해를 떠안으며, 베이커리 사업에 대한 철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 기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무려 321.04%, 423.08% 추락하며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크라운베이커리의 적자행진은 2008년부터로, 육 대표가 경영 일선에 나선지 만 2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2008년 47억원, 2009년 39억원, 2010년 17억원, 2011년 4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모회사인 크라운제과의 당기순이익이 해당 기간 100억~200억원 사이인 것과 비교했을 때 적지 않은 적자 규모였다.
결국 국내 베이커리 업계 1위를 차지했던 크라운베이커리의 가맹점은 올해 상반기 70개 정도로 축소됐고 결국 사업 중단에 이르게 됐다.
크라운베이커리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회사 전체적으로 무리한 운영을 하는 가운데 윤영달 회장의 부인인 육명희씨를 크라운베이커리 대표로 임명했다"며 "하지만 육 대표의 소극적인 경영으로 오히려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결국 사업 철수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라운베이커리 퇴출과 함께 크라운제과 대표이사 윤석빈(장남), 크라운베이커리 상무 윤성민(차남), 해태제과 대표이사 신정훈(사위) 등 계열사 대부분을 가족들이 운영하고 있는 것에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크라운베이커리 퇴출은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오너가의 경영이 회사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반면교사로 작용할 것"이라며 "크라운해태의 자성이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반면 크라운베이커리는 지난 1998년 이후 모기업인 크라운제과의 부도위기로 인해 경영상황이 매우 어려워 졌으며 책임경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취임한 육명희 대표이사는 효율 극대화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크라운베이커리 관계자는 "육 대표이사는 취임 이후 경기 악화와 더불어 대형 베이커리업체들과의 경쟁 심화로 인해 발생한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혁신적인 제품개발과 마케팅 전략으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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