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왼쪽), 송은범. (사진제공=KIA타이거즈)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이제 신생팀 NC에게도 추월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올시즌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KIA에게 생각도 못하던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10일 오후 군산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3-5로 패했다. KIA의 외국인 좌완 선발 듀웨인 빌로우는 6이닝동안 7피안타 9탈삼진 4사사구 3실점으로 QS(퀄리티스타트 : 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로 호투했다. 하지만 불펜이 부진했고 타선도 15차례나 삼진을 당하면서 패배를 맞았다.
이날 패배로 최근 5연패한 7위 KIA는 8위 NC와의 승차가 한 경기로 쫓기는 상황에 처했다. 만약 11일 경기에서 KIA가 패하고 NC가 이기면 7위를 빼앗기게 된다. 승차로는 양팀이 동일하나 KIA는 승률 4할3푼(46승2무61패), NC는 4할3푼1리(47승4무62패)가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백업 선수가 없다
KIA는 올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지난 3월 열린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감독들이 앞다퉈 KIA를 우승이 유력한 팀으로 꼽았을 정도다. 실제로 KIA는 5월6일 경기까지 선두를 달리면서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좋은 평가를 들었다.
그러나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으며 가을 야구와 멀어졌다. 지난 6월8~20일 9연승하며 다시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이후 스윕승(3연전 전승)은 커녕 9월2~3일 삼성전을 빼면 단 한 번의 2연승도 없다. 결국 8월 이후 지난 10일 현재까지 30경기에서 승률 2할6푼7리(8승22패)를 기록했다.
현재 KIA의 최대 문제는 마운드다. 올시즌 KIA 마운드는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 나빠졌다. 평균자책점 기준으로 4월에는 3.92라는 무난한 수치가 나왔지만 이후 5월(4.43), 6월(4.94), 7월(6.01), 8월(5.23), 9월(6.56)을 기록한 것이다. 김상현을 보내고 송은범을 영입해 발전을 꾀했지만,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부상 선수 발생을 주요 원인으로 든다. 하지만 KIA는 최근 몇 년간 부상 선수가 계속 쏟아지는 팀이었다. 한두해가 아니었고 핵심 선수들이 연이어서 병원을 오갔던 만큼 구단 차원에서 이에 대한 대비는 충분히 해뒀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KIA는 올해도 '주전과 비주전 간의 기량차가 큰 팀'이라는 약점이 개선되지 않았다. 그 결과 주전이 힘겨워할 때 기회를 잡는 비주전 선수가 전혀 없었다. 마운드 붕괴를 논하기 이전에 KIA가 올해도 가을야구를 못할 위기에 처한 주원인이다.
부상이라는 면에 있어 타자의 부상도 만만치않게 많았다. 김상훈(오른 장단지), 김선빈(왼 늑골 미세골절), 김주찬(허벅지 및 왼 손목 골절), 김원섭(오른 발목 골절), 이용규(왼 어깨 회전근), 최희섭(왼 무릎) 등 부상을 당한 부위도 제각각이다.
◇'7ㅣ아'에서 '기8ㅏ'까지 추락할까?
이제 올시즌 남은 경기는 KIA가 20경기, NC가 16경기다. 상대적으로 KIA의 잔여경기가 많다.
KIA가 7.5경기차를 극복하고 6위로 오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더불어 NC와 11.5경기차의 팀인 한화가 8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적다. 남은 기간에 KIA와 NC간의 7위 쟁탈전이 불가피한 배경이다.
남은 대진 상황을 볼때 유리한 팀은 NC다. 16경기만 남은 상태로서, 좋은 투수로 경기에 집중하기 더욱 유리하고, 홈 경기 비율도 62.5%(10경기)나 된다. 반면 KIA의 홈 경기 비율은 45.0%(9경기)에 불과하다.
NC는 신생팀인 만큼 심적부담도 적다. 지금의 성적도 충분히 찬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1991년 쌍방울이 기록한 신생팀 최고승률 4할2푼5리를 경신하고, 9개구단 중 7위까지 올라서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반면 KIA는 7위를 뺏길 경우에 부담이 너무 크다.
시즌 초부터 우승 후보로 평가되던 구단이다. 전신 해태를 포함해 통산 10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팀으로서 신생팀에게 뒤진다면 팬들의 분노는 명악관화하다. 감독에 대한 '책임론'까지 나올 수 있다.
최근 인터넷 상에서는 KIA가 7위로 떨어지자 '7ㅣ아'란 표현히 흔하게 쓰인다. 이제 NC와의 승차가 1경기로 줄어들자 '기8ㅏ'라는 표현까지 쓰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타팀의 팬들이 쓰던 이러한 조어가 최근에는 KIA의 팬이 스스로 쓰고 있다. 팬들조차 냉소를 보내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 '가을 야구'가 사실상 멀어진 두 팀이지만 분위기는 너무도 다르다.
◇11일 현재 KIA·NC의 잔여 경기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