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기업은행이 경남은행 인수전에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BS금융지주·DGB금융지주·경남지역 상공계 등 경쟁구도에 새판이 짜여졌다.
하지만 기업은행이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나서는 것은 경남은행 인수보다는 판을 키우고 현재 지역환원 분위기 전환용 촉매제 역할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국 마지막에 신한금융이 참여해 경남은행을 인수함으로써 우리금융 매각 흥행도 시키고 지역감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13일 은행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리금융 매각에 첫 단추인 경남은행이 지역환원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매각난항을 겪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기업은행이 12일 경남은행 인수전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에도 이같은 인수 의사를 전달했다.
기업은행은 9조원대의 잉여자금과 기업금융 장점으로 경남지역 금융활성화를 내세워 인수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은행도 정부가 65.1%의 지분을 소유한 최대 주주여서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우리금융 민영화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를 한다고 했는데 정부가 최대주주인 기업은행이 경남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정부 돈을 오른쪽 주머니에서 왼쪽으로 옮기는 것고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도 이같은 사실을 우려해 최종적으로 기업은행 참여에 대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고심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처음 기업은행에서 인수의사를 밝히면서 (우리금융 민영화 퇴색이라는) 논란에 대해 고민이 된 것은 사실”이라며 “기업은행이 경남은행 인수자금은 영업활동으로 수익을 올린 잉여금으로 정부자금이 들어간다고 볼 수는 없어 지금 시점에서 된다 안된다를 이야기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서는 결국 신한금융이 경남은행 인수에 나서는 카드가 가장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현재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연임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정부방침을 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한금융의 경남은행 인수 관건은 한동우 회장이 경남은행의 인수의 타당성을 이사회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서 잘 설득할 수 있냐는 것이다.
B은행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정부가 추진하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 안한다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현재 내부 검토중”이라며 “하지만 신한은행 자체적으로 경남 광주 등 네트워크가 이미 있는 상황에서 경남은행 인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한동우 회장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경남은행 매각의 판도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첫 단추로 채우는 우리금융 계열 지방은행 매각의 흥행이 잘 되길 원하는 상황이어서 최대한 많이 예비인수자 참여를 독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남은행 등 매각은 상업적 논리가 중심으로 다른 고려사항도 살펴볼 것”이라며 “매각 흥행으로 매각가치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은행 매각에는 기업은행을 필두로 신한금융과 농협금융까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주은행도 하나금융, 교보생명, JB지주 등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고 추가적으로 사모펀드 등에서 컨소시엄 형태로 나설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23일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진행되는데 그 전까지 물밑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지금까지 상황을 본다면 지방은행 매각에 흥행은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