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한국 담당 국장이 내년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인 4%대의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우려와 희망이 교차하고 있다.
IMF는 최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네마리 용'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충격적인 마이너스 3.9%로 내놓으면서 암울한 한 해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올해 4·4분기 1%의 성장으로 전환점을 마련한 뒤 내년에는 다른 나라보다 빠르고 더 높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함으로써 기대 수준을 부풀렸다.
정부는 대외 의존이 높은 우리 경제 구조상 글로벌 위기의 타격을 크게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경기의 빠른 회복을 위해 올해 재정과 금융정책을 총동원해 내수를 부양한다는 방침이다.
IMF의 아누프 싱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2일 발표한 기고문에서 "한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4분기 5.6% 감소했다"면서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인해 수출이 급격히 둔화하고 소비와 투자가 위축된 결과였다"고 진단했다.
IMF는 지난달 28일 한국을 비롯한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네마리 용'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1%에서 마이너스 3.9%로 대폭 낮췄다.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제 침체로 성장률 추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었다.
IMF가 같은 시기에 세계 경제성장률을 2.2%에서 0.5%로 1.7%포인트 내린 것과 비교하면 하향 조정 폭이 3배를 넘는다.
여기에는 경기 하강으로 내수가 부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세계 무역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보호주의 경향까지 꿈틀대면서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4개국의 경제가 상대적으로 더 큰 충격파를 받을 것이라는 점이 감안됐다.
IMF의 아누프 싱 국장은 내년 우리나라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금융위기 전까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4%대였다.
IMF가 한국 등 아시아 네마리 용의 올해 평균 성장전망치를 마이너스 3.9%로 예측한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8%포인트나 성장률을 높여야 내년 성장률 4%대가 가능하다.
이에 대해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올해 침체 폭이 클 경우 이는 기저 효과로 작용하기 때문에 내년의 성장률이 높게 나올 수도 있다.
올해 큰 폭의 마이너스을 한다면 내년에는 작년만큼의 국내총생산(GDP)을 기록해도 큰 폭의 플러스 성장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아누프 싱 국장은 이 같은 기저 효과 외에도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을 높게 평가했다.
은행의 자본 건전성이 양호하고 부실채권 비율이 낮으며 기업의 재무구조도 튼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