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터뷰
출연: 이혜진 기자(뉴스토마토)
인터뷰이: 전민규 연구위원(한국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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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원화 강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외환 당국에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 분위긴데요. 오늘 이 시간, 원화 강세 추이가 지속될지 점검해보고, 환율 전망에 따른 투자 전략까지 세워 보겠습니다. 증권부 이혜진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최근 원·달러 환율 동향부터 짚어 주시죠.
기자: 네. 원·달러 환율이 9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습니다. 원화 강세 행진은 이달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는데요. 지난주 금요일 원·달러 환율은 1060원 선까지 떨어졌습니다. 하락세는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제는 1050원대 하락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말 1161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후 넉 달째 100원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상승했다는 이야깁니다. 반대로 달러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진 겁니다.
이렇게 원화가 강세를 보인 이유를 시장에서는 크게 두 가지로 보고있습니다. 일단 전반적으로 달러 약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도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늦춰질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구요. 따라서 우리 외환 시장에는 달러화가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우리 경제 펀더멘털이 비교적 탄탄하다고 인식되는 점도 원화 강세 흐름에 반영됐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1년7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죠.
이렇게 전반적으로 원화 강세의 원인 짚어봤는데요. 더 근본적 원인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시장 전문가의 좀 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설명 들어보시죠.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입니다.
연구원: 우리나라의 외환 안정성이 부각되고 있는상황입니다. 경상수지 흑자가 대폭 증가했고, 외환보유액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신흥국 중 상대적인 안정성이 부각됐다는 점도 이유로 들 수 있겠습니다.
앵커: 네. 역시 우리나라 외환 시장의 안정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 중요하게 짚어 주셨네요. 이렇게 보면 원화 강세가 긍정적인데 시장에서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원화 강세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측면의 안정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실제로 증시도 통화 가치가 오를 때 같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구요.
문제는 과도한 원화 강세가 이어질 때 생깁니다.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생기기 때문인데요. 원화가 비싸지면 수출 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죠.
외국인 매수세도 주춤해질 수 있습니다. 국내 주식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인데요. 증권가 분석을 토대로 보면, 원·달러 환율이 1060원선 아래일 때 외국인이 순매도 우위를 보였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외국인이 우리 시장의 경제 펀더멘털이 점차 강화된다고 보고, 장기적으로 원화 가치가 상승하는 일에 베팅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오히려 원화가 더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외국인 매수세가 더 유입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시장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원화 강세가 외국인 자금이 더 유입되는데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의 설명, 계속해서 들어보시죠.
연구원: 원화 강세에 대한 전망이 강할수록 환율에서 수익을 내려는 외국인 자금이 더 유이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반대로 원화 강세를 유발하는 등 상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네. 원화 강세와 외국인 자금 유입이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까지 짚어 주셨네요. 일단 원화 강세가 좀 더 이어질 지 여부가 중요할 것 같은데요. 증권가에서는 어떤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네. 증권가의 의견은 다소 엇갈리는 편입니다. 원화 강세가 좀 더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있구요. 반대로 약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이것은 양적완화 축소가 바로 진행될 것인지, 더 많이 미뤄질 것인지를 보는 시각에 따라 다릅니다.
원화 강세, 즉 원·달러 환율이 일단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는 의견을 보면요. 양적완화 축소가 바로 시행되지 않고 좀 더 연기될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그러면 달러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겠구요. 그러면서 원·달러 환율이 1054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반대로 하락 압력이 약해질 것으로 보는 쪽에서는 축소 시기가 그렇게 많이 연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달러가 강세로 전환되겠구요. 원·달러 환율 하락은 진정될 수 있다는 이야깁니다.
전민규 연구위원은 여기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실지 궁금한데요. 원·달러 환율 하락과 원화 강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까요? 계속해서 전망 들어보시죠.
연구원: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경상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거나 흑자가 거의 사라진 국가들의 위험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원화 강세가 좀 더 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네. 신흥국 시장에서의 리스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원화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셨습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진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증권가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원화 강세 추이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수출주보다는 내수주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가격 경쟁력 때문에 수출 업체가 실적 면에서 상대적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구요. 따라서 수출주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높은 시점입니다.
반면 최근에 내수주에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국내 경기 회복의 원동력이 이제는 내수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내수주가 유망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민규 연구위원의 의견도 들어보겠습니다. 원화 강세의 영향으로 내수주가 부각되는 흐름이 앞으로 나타날까요? 계속해서 의견 들어보시죠.
연구원: 꼭 원화 강세가 원인이 아니더라도 다른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모갈 필요가 있습니다. 내년에도 지방선거가 있어 정부 정책을 기대할 수 있겠구요. 지속적으로 정부의 복지 예산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저물가에 따른 저금리 기조도 내수주에 긍정적입니다.
앵커: 네. 원화 강세 뿐 아니라 복지 예산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저금리 기조까지 내수주에 긍정적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원·달러 환율 전망에 따른 투자 전략까지 들어보시죠.
연구원: 원화 강세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내수주에 긍정적인 여건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특히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내수 부양 정책이 조성될 여지가 커진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