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외국인 매수세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스피는 2050선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2050선 안착을 위한 조건은 갖춰졌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저점 부근까지 내려간 원·달러 환율 동향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2일 증권가는 외국인 자금이 5조~8조원 가량 추가 유입되는 가운데 코스피가 2050선 안착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1050원선에 근접한 원·달러 환율 하락세를 감안해 내수주에 대한 관심도 유효할 전망이다.
◇KDB대우증권-연기금, 투자 효율성이 필요한 시점
외국인과 함께 매수세를 뒷받침하던 연기금은 최근 매수 강도가 둔화되는 양상이다. 일단 연기금의 매수 기조 자체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전체 메수 강도는 지난 석 달 간 나타났던 월 1조원 규모에 비해 다소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증시 회복세로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치에 근접했을 가능성 때문이다. 과거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추이를 보면 올해 목표 비중인 20%까지 채워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따라서 올해 남은 기간 국내 주식 투자 규모 증가분은 월 1조원 내외에서 이뤄질 것으로 본다. 대형주 중심의 매수보다는 개별 종목에 대한 집중 투자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영증권-외국인은 저평가만 생각한다
국내 증시의 상승세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따른 선진국 증시의 급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머징 증시의 상대적 저평가 해소와 글로벌 증시의 리밸런싱 차원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리밸런싱의 주체는 외국인이고 근거는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다. 중국 서프라이즈 인덱스의 반등세가 나타났던 지난 7월부터 외국인 매수세가 시작됐고, 국내 증시 역시 급등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글로벌 시장 대비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IT, 자동차, 통신서비스 위주로 매수하고 있다. 반면 기관은 경기민감업종 위주로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향후 외국인 매수세는 달러인덱스 하락으로 지속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저평가 업종과 개별 종목에 수혜가 쏠릴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코스피 2050선 안착 가능성 높아
코스피가 지난 주말 2050선을 돌파한데 이어 안착에도 성공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코스피 2050선은 지난 2011년 8월 이후 2년간 지속된 장기 박스권 상단이다. 기존 박스권에서 벗어나 새로운 추세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일 수 있다. 장기 박스권 돌파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들이 기대감의 현실화를 시사해주고있다. 우선 미국 연준의 통화 정책에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시장 센티먼트가 더 강화되고 있다. 또 글로벌 유동성이 위험 자산으로 지속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지난주 미국 의회에서 내년 1~2월까지 현 수준의 예산집행과 긴급조치를 통한 자금조달 방안이 통과돼 적어도 올해 중으로 미국 연방정부의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과 채무한도 증액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줄었다. 경기 측면에서도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GDP성장률이 3분기만에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유로존 경제도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시그널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신증권-중국 민간수요 회복 기대
중국의 3분기 GDP성장률은 지난 7월 이후 유동성, 부동산 정책이 일부 완화되고, 7~8월 투자, 생산 등 수요 회복에 따른 재고 조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반등했다. 단, 9월 경제지표에서 투자, 생산, 소비 지표가 모두 전월 대비 둔화됐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4분기 경기 회복이 지속될지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개최될 중국 중요 정책회의에서 발표될 3가지 정책 개혁을 통한 민간 수요 회복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 특히 IT소비를 통한 민간소비 확대가 예상된다. 아울러 민간기업과 부동산기업의 자금조달이 다양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외국인과 자산운용사의 동상이몽
지분율 변동 기준으로 지난 7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세가 집중된 업종은 반도체, 소프트웨어, 기계, 자동차, 통신서비스다. 그런데 이 기간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조선, 은행, 화학, 소프트웨어, 에너지 등이며 전체적으로 소재, 산업재 섹터가 강세를 보였다. 이들 업종에 자산운용사의 매수세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시장 상승은 외국인이 주도했지만 주도 업종은 자산운용사가 결정한 셈이다. 3분기만 놓고 본다면 자산운용사가 승리했지만 앞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자산운용사들이 집중 매수한 업종의 주가는 상당수가 낙관적 전망을 모두 반영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그리고 승부를 좌우할 자금력에서 차이가 있다. 또 가계 자금 이탈이 지속되면 자산운용사의 집중 매수는 머지 않아 동력을 상실할 것이다.
◇신한금융투자-원화 강세 대응 방안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에만 100원 가량 하락해 1050원대에 근접했다. 최근 4년래 저점 부근이다. 시장의 고민이 발생하는 구간이다. 다만 최근 원화 강세는 과거와 질적인 차이가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올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대폭 증가하면서 외환 보유액도 늘어났다. 원화 강세는 경상 수지 흑자 속에 진행되는 자연스러운 반응인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4년간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의 상관관계는 -0.8이다. 환율이 1050원대에 근접하면 코스피의 상승세는 둔화되는 변곡점이 발생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회복 기조, 한국 경상수지 흑자 지속, 신흥국 대비 우월한 펀더멘털등이 기반이 되고 있어 과거와 같은 변곡점 출현은 제한할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원화 강세에 따른 수입 원가 하락을 감안해 내수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삼성증권-시장의 초점은 연준으로
다음주로 다가온 연준의 통화정책은 다시 한 번 시장 방향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시장의 예상은 연말 또는 내년 1분기까지 다양하게 분산돼있다. 이러한 상화에서 지난 10월 버냉키 의장의 후임으로 자넷 옐런 부의장이 지명된 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FOMC)가 오는 29일 열린다. 사실상 시장에서는 차기 연준 의장의 통화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회의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내년 상반기까지 달러화 유동성이 확대된다는 전제 아래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외국인 수급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예측해 볼 필요가 있다. 올해 연말까지 외국인 매수세가 대규모로 유입된 후 내년 1분기 들어 외국인 매수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외국인 자금은 5조~8조원 정도 추가 유입될 전망이다.